곱게 자란 우리들
2019년 9월 15일
주부습진이 잡혔다.
익숙하지 않다.
그만큼 우리 엄마가 나를 곱게 키운걸 새삼 실감한다.
겉으로 보기에 그렇게 이쁜 카페 전체를 물걸레질은 물론이고 빗질 그리고 화장실 청소까지.
행주를 삶는 법도 모르던 내가 점점 카페 일에 능숙해지고 있다. 아니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다.
9월 12일 정식 오픈을 했다.
추석 연휴기간이라 들이닥치는 손님들을 쳐내는 속도도 늘어가는데, 그만큼 무거워진 내 발과 못생겨지는 내 손.
매니저, 부매니저(나), 아르바이트생 2명, 부대표님과 함께 4일 동안 미친 듯이 일만 했다.
단기간 동안 많은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 내 실력은 자동으로 향상되었다.
오늘 매출 200만 원, 약 280 잔을 판 셈이다.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았고, 적은 인원으로도 손님들을 웨이팅 없이 해결하면서 뿌듯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맛은 이런 거구나.
7시쯤 나랑 유리랑 마감을 시작했다.
각자 맡은 구역에서 땀을 흘리면서 마감을 하고 있었다.
나는 2층 전체 빗질 후 물걸레질을 열심히 하면서 내 방 걸레질도 안 하는 내가 낯선 제주도에 와서 이러고 있으니 어이도 없고 대견하기도 했다. 그때 2층 화장실 청소를 마치고 나오는 유리를 보면서 왠지 짠했다.
"유리야~ 나 손봐봐 물집 잡혔어. 너 손도 그래?"
"부매니저님 저도 손 장난 아니에요"
손가락 전체가 주부습진인 유리를 보고 눈물이 났다.
"부매니저님, 저 친구들이 다 그만두래요. 엄마가 이 손 보면 저 일 당장 그만둬야 해요."
"유리야, 내일부터 내가 에이드 다 만들 테니깐 너 과일 만지지 마"
"부매니저님 저 지금 그만두면 다 죽어나잖아요! 그래서 못 그만둬요."
테이블 다리가 4개인 것처럼 한쪽 다리가 없어지면 큰일이 날 것을 서로가 알고 있었다.
나 또한 추석 5일 내내 오전 8시 오픈해서 사람이 부족해서 저녁 9시까지 마감을 하고 있다.
아르바이생들 힘들까 봐 나랑 매니저랑 더 일하는 상황이다.
자발적인 노동이기도 했다.
회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서로에게 다리가 되어주고 있었다.
조금만 버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