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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1. 2020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볼리비아 비자받기

아르헨티나의 소고기와 와인은 언제나 옳다

트라피체 홈페이지 펌
아내의 일기 

어제 저녁부터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스카이다이빙이 취소됐다......ㅠ 기대했는데 ㅠㅠ


그래서 오늘은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우유니를 어디서 넘어갈지 몰라서리..깔라마는 요즘 치안이 최악인 것 같아서 최대한 피해서 가려고 한다. 


대사관에 들어가면 신청서를 쓰라고 던져준다. -_- 영어 병행 표기라 대충 쓰고 모르는건 물어서 채우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막 성질부려서 우리 순서가 되면 빠진걸 묻기로 하고 하염없이 기다렸다. 


근데 우리 앞 사람꺼 해주고 나가더니 이 아저씨 안들어오네. 

한 20분넘게 기다렸나? 황급히 들어오더니 우리 뒤에 줄 선 사람들을 보더니 당황해서는 우리 서류는 보지도 않고 장수를 세어보더니 속성으로 비자 발급 ㅋㅋㅋㅋㅋ

호스텔 주인장님이 내용 맞는지는 필요 없고 서류 수가 맞는게 중요하다 그런게 이런거였군!


오는길에 둘세 데 레체를 10페소에 사먹었다

초코파이랑 다른 맛인데 너무 마시쪙 ㅋㅋㅋㅋㅋ(먹고 지구 백바퀴 돌아야 될 것 같은 맛)

아르헨티나의 초코파이 둘세 데 레체  

 

오는길에 식당에 들렀는데 시에스타 시간이라면서 되는 메뉴가 없단다. 

그래서 된다는 스테이크 하나랑 내 커피를 시켰는데 스테이크는 65페소라 기대도 안했다. 근데 음식이 나온걸 보고 헉......감자튀김은 접시에서 넘치고 고기가 엄청나게 크다. 

둘이서 그거 하나 먹고 배불러서 배 두들기면서 돌아왔다. 커피가 22페소였는데 여긴 참 고기가 싼 나라다.


돌아와서 우수아이아행 비행기표를 구하러 호스텔 1층에 있는 여행사에 갔는데 언니가 영어를 못한다....손짓 발짓 필담으로 우수아이아가는 티켓을 인당 2700페소에 샀다. 그제 호스텔에 있던 오라버니는 2500에 샀댔는데 우린 왜 비싸게 산건지.


칼라파테 구간도 같이 구매하려고 했는데 이 언니.. 컴퓨터가 안된다고 있다가 오랜다. 

이거 표 한구간 사는데 한시간 반이나 걸렷다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암환율 때문에 여기서 사는게 10만원나 이익이니깐 기꺼이 기다리는걸로 ㅎㅎ


오늘은 부에노 마지막 밤이니까 고기를 많이 구워서 쫌 비싼 와인 먹기로(그래봐야 만원 ㅋㅋ). 

아...떠날라니 아쉽넹 ㅎㅎ


남편의 일기


호스텔 사장님 말로는 스카이다이빙이 취소된 건 여태까지 한 번 밖에 없었다는데.. 그 어려운걸 우리가 해내면 우린 경비행기와 인연이 없는걸로 하기로 했는데 얼레... 강풍으로 취소됐다. 어쩐지 어제 저녁부터 바람이 심상치않다 했어..(아싸!!!!) 


대신 우린 볼리비아 비자 발급을 위해 머나먼 여정을 선택했다. 와이프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관계로 라 보카는 포기하고 대신 비자 발급 후 외식을 하기로.  


비자 발급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지만. 대사관 찾는게 더 일!  간신히 물어 물어 도착했고. 엄청 불친절한 아저씨덕에 윤무룩도 하고...  그 아저씨가 화장실을 다녀오는 동안 갑자기 대기하는 사람이 엄청 많아진 덕일까?  우리 비자 발급은 3분도 안걸린듯.. 서류도 안 읽을거면서 뭘 그리 많이 쓰래?  무튼 비자도 무사 발급되니 속은 후련.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 빡빡할 때도 있다던데 우린 운이 좋은걸로 생각해야 겠다.


발급 후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오면서 우유니에서 사진 찍을때 소품을 사용할 피규어도 구매하고..이름 모를 성당에서 기도도 하고.  오는 길에 선택한 작은 식당에서 커피와 스테이크도 먹었다. 여태 남미 여행중 내게 가장 친절을 베풀어준 점원 아가씨 덕에 기분 좋게 잘먹고 팁도 올려두고 나왔고. 누구 말마따나 일단 최대한 스페인어를 쓰려고 노력하니 그 모습들이 귀여웠나보다.  확실히 전보다는 다들 도움을 주는듯..


부에노의 마지막 밤인 만큼 아쉬움을 달래고자 맥주를 조금 더 마시고 잠을 청했다. 내일은 우수아이로 간다.  추운 곳이니 짐을 미리 정비해야지! 


박팀장의 남미 여행 꿀팁


1. 볼리비아 비자이야기 


2015년 버전 볼리비아 비자

대한민국 여권은 수퍼여권입니다.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무려 166개국에 달하는 우리나라 여권은 세계에서 3위의 파워를 갖고 있답니다. (2019년 passport index 기준)  


덕분에 남미 여러나라들을 방문할 때 별도로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볼리비아를 방문하려면 비자가 필요합니다. 항공으로 입국할 경우에는 공항에서 비자를 구매할 수 있지만 배낭여행객들처럼 육로로 국경을 이동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그 나라 대사관을 방문해서 비자를 미리 받아두어야 합니다. 


볼리비아는 경제력이 좋지 않은 나라라서 도착비자를 판매해서 얻는 수입 때문에 무비자 협정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어요. 도착비자는 약 $100 정도입니다. 

볼리비아에 입국한 날로부터 30일 동안 유효한 단수비자이며, 발급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볼리비아에 입국해야합니다. 장기간 체류를 원하시면 목적비자나 멀티비자를 별도로 발급 받으셔야해요. 


육로 여행 시 남미 여행객들이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려면(또는 미리 비자를 받아서 가려면) 


첫째. 출발하기 전 한국에서 대사관을 방문하여 비자를 받습니다. 여권, 비자신청서, 볼리비아 인아웃 이티켓, 볼리비아 내 숙소 예약증, 최근 발행된 50만원 이상 들어있는 통장 잔고증명서, 황열예방접종증서, 여권사진 등 준비할 서류가 많으니 사전에 서류를 잘 체크하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여행 블로그나 대사관 홈페이지에 서류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두번째. 남미 내 근처 국가의 도시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습니다. 쿠스코, 푸노,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티아고 등에 볼리비아 대사관이 있습니다. 신청서류는 여권원본, 볼리비아 내 숙소예약증, 인아웃 이티켓은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그 외 신용카드사본이나 사진을 요구하는 곳들도 있으니 방문전에 서류를 체크해서 준비해 가도록 합니다. 


볼리비아 대사관 별로 안 친절해요. 그리고 무한 대기가 벌어질 수도있습니다. 서류 하나라도 빠지면 그냥 돌려보냅니다. 그리고 대사가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많고, 파업 때문에 대사관 문을 안열거나 대사가 볼리비아에 돌아가서 갑자기 한동안 영사업무를 정지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저희 여행기간 중에는 푸노에 있던 대사가 갑자기 집에 가버려서 페루에 있던 배낭객들이 난리가 났던 적이 있었어요.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는 것은 무료입니다. 


지금은 스티커로 여권에 붙여주는 형태로 비자가 발급되는데 제가 여행할 때는 여권 사증란에 도장으로 비자를 찍어줬습니다. 한 페이지를 다 쓰는건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네요. 


2. 남미 화장실에서는 남, 녀 표시를 잘 보고 들어가세요. 


스페인어로 여성은 mujer, 남성은 hombre 입니다. 스웨덴의 유명한 SPA 브랜드인 H&M 이 남자와 여자 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남미의 화장실 앞에 보면 여성 칸이 M, 남성 칸에 H 라고 되어있어요. 영어가 익숙하거나 영어권 사람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자화장실로 들어가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영어는 남자가 M 이니까요. 스페인어권 나라에서 화장실을 사용할 때는 표시를 잘 확인하고 입장합시다. 


3. 스카이다이빙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스카이다이빙을 꼽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부에노스에서는 스카이다이빙을 10만원돈으로 즐길 수 있다길래 정말 잔뜩 기대하고 아르헨에 와서 그나마도 없는 돈을 다 털어서 스카이 다이빙을 예약했더랬죠. 당시 그 어느곳도 이렇게 싼 스카이다이빙 장소는 없을거에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으면 스위스, 호주. 저렴하게 스카이다이빙을 하고싶으면 부에노스아이레스, 프라하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방송된 트래블러에도 출연자들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옹성우를 제외하고는 무서워서 계속 머뭇거리더라고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도전하기 어렵겠죠?


남편은 고소공포증이 있습니다. 신혼여행 때 경유지인 싱가폴에서 마리나베이 고층 시티뷰 방을 비싸게 구했는데 창가 근처에 아예 가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아예 고려를 안했던듯... 게다가 밤새 기도하면서 잤나봅니다. 저흰 다음날 강풍으로 인해서 스카이다이빙을 못했습니다. ㅠ  그랜드캐년에서 헬기투어 하려고 했는데 그날도 강풍땜에 핼기 이착륙이 금지되더니.. 남편이랑 다니면 하늘에서 하는 액티비티는 못할 팔자인가봐요. 


4. 아르헨티나는 소고기와 와인의 천국 


아르헨티나 소고기는 언제나 옳다

아르헨티나는 거주하는 인구보다 소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질 좋고 맛있는 소고기가 풍부합니다. 마트에 가면 고기가 널려있어요. 그것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대충 사와서 대충 구워도 다 맛있습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날, 늦은 저녁 호스텔에 짐을 풀고는 배도 고프고 무작정 뭐라도 먹어야해서 마트에 갔습니다. 말도 안통하니 여행 오기 전에 간단하게 배운 '까르네 데 레스, 뽀르 빠보르'만 웅얼웅얼해서 구해온 고기는 '여태까지 먹어온 소고기는 고기가 아니었다' 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냥 가스렌지에 팬 올려놓고 대충 구워서 소금이랑 후추만 찍어먹었는데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요. 호스텔 사장님이 아르헨티나에서 고기 먹어보면 한국가서 고기 못먹는다고 여기 있을때 많이 먹어두라고 해서 1일 1소고기 덩어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소고기가 이렇게 좋다면 또 곁들일 와인이 빠질 수 없죠. 

저희가 부에노스에서 술 때문에 고생한 것은 다 와인 때문이었답니다. 칠레 산티아고에 콘차이 토르 등 와이너리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에는 멘도사 라는 지역에 트라피체 등 유명한 와이너리가 있습니다. (비행기로 약 한시간 반이 걸리지만 배낭여행객들은 주로 버스로 다닙니다) 


이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주 품종은 말벡으로, 여태 와인은 프랑스산만 있는 줄 알았던 저에게 말벡의 신세계를 열어 주었습니다. 말벡은 부드러우면서도 당당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와인코너에 가면 말벡을 먼저 집어들곤 합니다. 


이날 저희가 탱고쇼 끝나고 새벽 한시가 다 되어 돌아왔을 때 호스텔에서 술자리가 늘어져 있었던 이유가 멘도사를 다녀온 여행객들이 호스텔에 왕창 유입된 날이었기 때문이었어요. 다들 배낭에 와이너리에서 구매한 와인을 잔뜩 짊어지고 와서는 밤새 와인파티를 벌였던 것. 트라피체 와인을 라벨별로 마셔본 엄청난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나라 와인은 가격이 정말 놀랍습니다. 마트에서 2~3천원에 파는 와인인데 마셔보면 정말 맛있어요. 5천원 이상의 와인이면 고급으로 치면 됩니다. 한국 와서 보니 현지에서 2천원에 파는 와인 2~3만원이 훌쩍 넘어가더라고요. 이 먼 곳 까지 온 물류비라고 생각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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