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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an 12. 2021

산업시찰, 견학 인센티브 투어

포상형 인센티브 투어 / 공무원 외유성 국외연수에 이어서 오늘은 민간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인센티브 투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공무원의 외유성 연수가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금의 출처가 세금이고 마구쓰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 편에 말씀드렸죠? 인센티브 투어의 카테고리는 포상형/시찰형으로 나뉘는데 공무원도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로 일 잘한 공무원이 포상을 받아서 휴가와 여행을 선물로 받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세금을 쓰는 부분인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막 쓰고 있기에 전편의 공무원 외유성 국외연수는 늘 욕을 먹는거죠.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면 '국민이 보고 있다' 생각하고 대상자를 더 까다롭게 선정하고 정말 딱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하고 결과보고도 칼같이 받아야 하는데 이건 무슨 눈먼 돈 펑펑 쓰듯이 하는 경우들이 있으니...


여튼 속시끄러운 외유성 국외연수는 뒤로하고...


많은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외국 기업이나 기관들과의 기술 제휴나 산업 시찰을 위해 해외로 많이 나갑니다. 이게 말 그대로 선진사례 탐방이죠. 물론 공무원의 연수중에서도 이런 연수들 많습니다. 회사나 기관에서 직접 출장지를 선정하고 방문기업이나 방문지들을 선정하고 항공권만 여행사에 대행시키는 경우도 있고 아예 이런 산업시찰 전문 여행사에게 이 행사를 일임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건 인센티브 카테고리에 넣기는 좀 애매하고 상위 카테고리인 마이스 산업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이걸 투어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하니 '행사'라고 지칭하겠습니다.


대부분은 보통 인센티브 전문 여행사나 대형 여행사 마이스팀에서 이 행사를 계약하고 진행합니다. 절차는 공무원 해외연수와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민간 기업들은 입찰은 하지 않고 회사에서 직접 여러 여행사들에게 견적의뢰를 하게 되죠. 그리고 많은 일정이 진짜 방문이나 견학들이 이루어지고 일정 중 주말이 끼어 있는 경우에 그 날에만 핵심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 외유성 연수와 다른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공무원이 아닌 경우 기업이나 기관이 투어비를 지불합니다. 출장자들이 좋은 성과를 가지고 오는 것을 기대하기에 투자를 하는 것이죠. 예를들면 건강식품으로 유명한 'ㅈ' 기업에서 뉴질랜드에 산업시찰을 가려고 합니다. 뉴질랜드는 녹용산업이 엄청 크게 운영되고 있거든요. 이 경우 산업시찰 전문 여행사 몇 곳을 골라 견적의뢰를 합니다. 여행사들은 뉴질랜드 랜드사들에게 견적을 받고 에어뉴질랜드와 대한항공에 항공료 견적을 받습니다. 이 때 현지에서 녹용관련 기관이나 농장들을 견학 예약(여행사 용어로는 방문수배라고 합니다) 할 수 있는지를 체크해야 합니다. 실제로 행사 예약을 하려고 보니 현지에서 방문수배를 못하는 경우에는 이 행사는 출발할 이유가 없게 되거든요. 취합한 금액들을 정리해서 견적서를 ㅈ기업에 보내고 선택된 여행사는 이 기업과 여행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는 랜드사 예약- 기관방문 수배 이런 순서로 이루어지죠.


산업시찰 행사를 진행할 때는 꽤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정중에 그 목적에 맞는 방문지들을 잘 배열해서 넣어야 하고 그 방문지들이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어디 한 곳에 모여있지 않아요. 그래서 이동거리 같은 것들도 잘 체크하고 배치해야 합니다. 방문과 견학이 목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방문지와 견학지들에 맞춰서 동선을 조율하게 됩니다.


그리고 행사를 핸들링하는 현지는 여러 후보 방문지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곳이 방문을 받아주면 좋겠지만 각각의 현지 기관이나 회사들, 농장들이 우리가 간다고 해서 다 받아주는 것이 아니거든요. 공무원 외유성 연수는 와서 심드렁하게 듣는척 하고 있으니 안받아 주는 것이지만 이런 시찰형 연수는 영업비밀, 기밀유출 같은 민감한 사안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게 방문 승인을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문지 수배하다보면 업체나 공장에서 '촬영 절대금지'를 요청하는 곳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몰래 찍다 걸리면 현장에서 구속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다방면으로 관련 기관들을 컨택해서 어느정도 방문지 윤곽이 나오면 기업이나 기관에서 요청한 기간 내에 일정을 짜맞춥니다. 보통 견학 + 담당자 미팅은 2~3시간 정도를 하게 되고 이동시간 같은 것들을 고려하면 1일에 한두군데 정도만 방문을 할 수 있습니다. 업체들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아까 ㅈ 기업 행사를 기획할 때를 예시로 들어보면 앞뒷날은 항공 이동이고 현지 4~5일 일정이 나옵니다. 이 행사는 사슴농장 견학, 녹용가공 공장 견학, 판매처 견학,  수출입업체 견학, 관할 시청 농림산업계 담당자 미팅 등으로 구성이 되겠네요. 그리고 주말 껴있거나 하루정도는 투어도 하고싶다 하면 밀포드관광을 넣고요. 아니면 돌아오는 날 오클랜드에서 관광해도 되고.. 뭐 이런 일정들은 그 회사의 행사 담당자랑 조율해서 진행합니다. 일정별로 비용이 다 달라지니까요.


그리고 보통 산업시찰 행사의 경우에는 전문 통역인이 동행합니다.(출장자들이 영어가 가능한 경우에는 제외) 어려운 용어도 많고 전문적인 용어들도 많기 때문에 정확한 통역을 진행하려면 일반 통역으로는 어렵습니다.




이런 행사 역시 굉장히 힘이 많이 드는 행사인 것은 사실입니다. 투어가 아닌 말 그대로 전문 행사니까요. (생각해보면 패키지 투어 핸들링이 제일 쉬웠다는...) 때문에 관광을 주로 하는 여행사들이나 랜드사들은 이런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업체와 기관들의 요구사항도 정말 많습니다. 일단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가는 출장이다 보니 가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와야 하거든요. 당연히 요청사항이나 준비 사항들 많은 것이 힘들지만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맞춰드리려고 합니다. 이런 행사들은 하고 나면 수익도 괜찮고 의뢰한 기업에도 많은 도움이 되니까 한편으로는 뿌듯하죠. 일단은 여행사 수익을 내고자 하는 일이지만 이 정도의 뿌듯함은 일하는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인센티브 전문 여행사에서 일하다 보면 외유성 연수 의뢰도 들어오지만 이런 산업시찰 의뢰 정말 많이 받습니다. 한번은 모 시청 복지담당 공무원들 연수 입찰건이 들어왔었는데 윗분과 젊은 사무관과 생각이 아주 다른 팀이었던 모양입니다. 윗분은 대충 놀러갈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사무관은 그게 아니었거든요. 저도 처음에는 '외유성이야' 그러길래 대충 일정표에 내용 끼워줬는데 사무관님이 연락와서는 '세금으로 견학 가는건데 이런 일정표를 주면 어떡하냐'며 화를 내더라고요. 오? 그래? 간만에 제대로 된 공무원 연수로군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국의 아동복지 시스템이나 노인요양 시스템은 정말 잘되어있는 곳이 많습니다. 말그대로 복지 선진국들은 깜짝놀랄 정도의 복지시설과 복지수준을 보여주거든요. 그분들 연수목적이 '선진 복지 시스템 답사' 였으니 그에 맞춰서 일정을 준비했죠. 그분들 일정은 보육원, 양로원 견학 및 담당자 미팅, 해당 시청 복지과 담당관 미팅을 실제로 진행하는 것으로 꽉꽉 채워서 일정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하물며 남는 시간에 관광은 좀 안할거냐 했더니 입장료가 없거나 싼 곳들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와. 이런 사람들만 공무원 연수 나가면 내가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인센투어 열심히 만들어준다!!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사무관님은 그 연수를 잘 다녀온 것 같은데 그 윗 분은 어떤 생각이었을지 궁금하네요. 맨날 국외출장정보사이트에 올라와있는 '선진 문물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통해 일선 업무와 현장에 잘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뭣을 어떻게 적용한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고 적용방법이나 사례분석 같은 것을 되게 잘 정리한 보고서를 냈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현장에서도 활용되겠죠.  


그리고 또다른 보람있는 행사는 농축산계 행사인 것 같아요. 외국은 땅도 넓고 기후도 다양해서 농업이나 축산업이 엄청 발달되어 있습니다. 지역 영농인 모임이나 축산업 모임, 또는 농업대학 졸업생들이 떠나는 인센티브 행사는 정말 배우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떠나기 때문에 현지 가이드들도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양봉인들 행사 진행할 때 현지 가이드님이 본인이 양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서 그 팀이랑 같이 다니면서 엄청 안내를 하셨더라고요. 행사 만족도가 참 좋았던데다가 거기서 배워온 시스템을 그 양봉단체분들이 한국에 와서 적용하셔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런 결과가 좋은 행사들은 준비하고 진행할 땐 힘들어도 하고나면 참 보람찹니다.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956891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농업 연수를 온 경우입니다


소방공무원이나 산림청 행사도 엄청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도 워낙 산불이 많은 나라지만 땅이 매우 넓은 미국이나 캐나다나 호주 같은 곳들의 산불 진압은 우리나라와 비교도 되지 않거든요. 그런 나라들은 방대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산불진압작전을 하기 때문에 사례가 엄청 많고 굉장히 체계적이고 전문적입니다. 이런 노하우를 배우러 나가는 행사를 만드는 것들도 즐겁죠.


이렇게 얘기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겠네요. 포상형 인센티브는 잘 놀게 해드리는게 목적이지만 이런 시찰이나 견학형 인센티브 행사는 하나라도 더 보고 배워서 우리나라에 와서 적용하고 사용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때문에 인센티브 행사 담당자들은 현지에서 어떤 곳을 보여주면 도움이 될까 고민하고 꼭 이 곳을 봤으면 싶은데 현지 업체나 기관이 방문을 안받아주는 경우는 될 때까지 방문요청을 해보기도 합니다. 저도 방문지 수배가 잘 안되면 안달복달하면서 이 단체한테는 여기 꼭 보여주고 싶은데 하면서 메일 보내고 전화해보고 그랬거든요. 이렇게 보면 패키지여행은 사람들이 여행을 잘 다녀오는 것도 목적이지만 수입을 올리는 것이 큰 목표인 반면 인센티브 여행은 행사의 완성도와 실제 현장이나 업무의 적용 부분이 훨씬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외유성 연수 빼고) 물론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수입도 큰 것이 장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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