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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7. 2020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  

라파즈의 아침
아내의 일기


저녁 7시에 우유니를 출발한 야간버스를 타고 달린건지 기어온건지 아침 6시에 라파스 도착.


생각보다 1시간 빨리왔다. 아마 한국 도로였으면 5시간도 안걸렸을 것을, 진짜 인내심 테스트 하는 구간임.......멀미약 먹고나서야 간신히 잠들었다 ㅠ


하도 버스에 시달려서 코파카바나 표 예약도 잊은 채 택시 아저씨가 호객하는 데 걍 타버림(호텔서 코파카바나 버스 대행하는데 인당 40볼이더라 ㅋㅋ 역시 이나라 물가는 싸네)

호텔까지 택시비는 20볼이다. 라파스 택시는 미터기가 없어서 가격 협상하고 타야됨..


미리 예약해둔 밀튼 호텔에 왔는데 입구부터 험악하게 쇠창살 문이 굳게 잠겨있...ㅠ

초인종 누르고 있으니 아저씨가 문 열어줘서 조식이고 나발이고 가방 던지고 쓰러져버렸다. 아오 내허리. 


그래도 참 다행인건 로비에 있는 엘리베이터!!!! 고산증땜에 숨도 못쉬겠는데 계단 올라가라고 하면 진짜 미쳐버릴 상황이었는데 엘리베이터라니. 감사하다 진심. 

기절했다가 눈뜨니 점심시간..

이따만큼에 다 만원

리셉션 할아버지한테 추천받은 알라야 음식점에 가서 밥먹고 은행에 갈려는데 이상한 놈이 따라붙었다. 

그 놈을 따돌리려고 골목길도 지나고 신호등 몇 개를 지나왔는데 bnb(볼리비아 내셔널뱅크)앞에서 떡하니 다시 마주쳐서 진심 소름...


때마침 배도 아픈터라 얼른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로 복귀했다. 

고산병 진짜 ㅠ 숨도 못쉬겠고...배탈이 제대로 났다. 배탈도 고산증세라던데. 


아니 고소는 있다보면 적응 되는거 아니었나???? 대체 며칠째인데 적응이 안돼...???  배가 너무 아파서 진짜 화장실을 몇번을 들락거린건지...아침도 간신히 일어나서 좀 먹고 다시 또 화장실.


신랑 따라 수퍼갔다가 배가 넘 아파서 숨도 안쉬어지는데 언덕길을 날라서 호텔 돌아와서 또 화장실.... 내 살다살다 이렇게 장꼬이게 배가 아픈건 또 첨이다. 


이약 저약 다 주워먹고 좀 괜찮아져서 마녀시장 찾아서 나섰다가 추워서 목도리하나 사서 매고 다녔다. 45볼부르는데 30볼밖에없다고 그냥 돈 주고 목에두르고 나와버림 ㅋ 어차피 니네 비싸게 부른거잖아! 


기적처럼 나타난 중국 음식점가서 완탕면을 먹고나니 컨디션이 좀 낫다......

신랑은 여기까지 와서 중국 음식이 왠말이냐며 ㅋㅋㅋㅋㅋㅋ 난 오늘 별명이 또 하나 생겼다. 박짜오씨 

박민폐씨 박배낭씨,,, 이젠 박짜오씨 까지. -_-


고산병은 약도 없댔는데... 척박한 우유니 사막에서 설사병 안걸린게 다행인건가....하......낼 아침에 코파카바나 넘어가야 되니깐 오늘은 일찍자야겠다. 배야 제발 좀 조용히 있어줘 ㅠ


그나저나 오늘 비가 와서 그런가 종일 추워서 히터를 달라 그랬더니 2달러랜다. 호텔서 히터를 돈받고 빌려주는 나라..ㅋㅋ 너무 추워서 히터라도 있어야 겠어서 달라고 하고 올라왔는데 배달 온 히터가 그나마도 한쪽이 안나와...ㅠ 다른거로 바꿔 달라그래도 똑같을 것 같아서 걍 쓰기로했다. 이놈의 볼리비아.. 


고산증이 심하다고 하니까 리셉션에서 코카차를 올려보내줘서 먹고 쓰러짐ㅠ

코바카바나는 공기가 좀 좋았음 좋겠다. 매연이 폐속에 가득찬 것 같아. 

 

남편의 일기


8시 도착이라며? 밤새 쿵쾅 쿵쾅 덜컹거리면서 오던 버스가 중간에 몇번 서며 사람들을 내려준다. 라파즈 디렉토라면서? 어이가 없다. 이렇게 중간에 많이 세울거면 디렉토라고 하질 말지. 


암튼 그 와중에 2시간이나 빨리 라파즈에 도착... 오는 내내 자느라고 주변을 못봐서 아쉽긴 했지만.. 내려서 보니 언덕위로 촥 펼쳐진 라파즈의 새벽 모습이 인상깊었다.


버스에서 내려서 다시 한번 라파즈가 맞냐고 확인하고 짐을 찾고 나니 어느새 달려온 택시기사. 예약한 호텔까지 20볼에 가달라고. 잠시 본 라파즈 시내는 그야말로 지옥 트래픽이었다.. 우리나라의 70~80년대가 저러지 않았을까? 어쨌든 예약한 호텔로 도착.


부킹닷컴 펌. 우리가 묵은 밀턴 호텔. 마녀시장 옆에 있는 아주 좋은 위치!


굳게 잠긴 철문이 여기 위험해!! 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벨 누르니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문을 따주고 예약 여부 확인하고 부탁도 안한 얼리 체크인까지.. 5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있어 천만 다행이다. 일단 짐을 내려놓자마자 둘 다 침대로 파고 들어 부족한 수면을 좀 더 취하기로.

먼저 일어난 나는 샤워를 마치고 로비에 내려가 근처 식당과 와이파이 정보들을 확인..


와이프가 일어나자 로컬 식당으로 내려갔다. 음.. 역시 현지인들이 맛있다는 곳이 최고.

양도 푸짐하고 맛있기도 했고 간만에 잘먹는 와이프 모습 보니 흐뭇하기도 했고.. 진짜 맛집인지 사람들도 끊이지 않았다.


다 먹고 난 후 소화도 시킬겸 무리요 광장을 걸어가볼까 싶어 메인 도로로 나왔는데 허거.. 여기는 마치 을지로? 명동? 과 같은데... 사람들이 힐끗힐끗.. 구걸하는 사람도 잔뜩.. 특히나 괜히 아는척 하는 사람들.. 왠지 수상..


본래 쓸데없이 의심을 하지 않는 나지만 워낙 라파즈라는 도시가 악명이 높기도 하고 실제로 수상하게 터치하는 사람도 있고 게다가 와이프를 보호해야 하다보니 긴장이 되었다..

아니나달라 경찰에게 물어 광장가는 길로 내려오는중 은행 앞에 잠시 두리번대니 아까 아는척한 그 놈이 슥 지나간다분명 아까 다른길로 갔는데 저자식 뭐지??


일단 와이프 상태가 안좋으니 호텔로 다시 가기로. 호흡 곤란도 있고 계속되는 복통에 힘들어 하는듯.


아무래도 우유니부터 들고다닌 물이 문제인 것 같다는 말에 물을 사오기로. 수퍼에 다녀오려는데 같이 가자는 와이프. 몸도 안좋은데 내가 없음 더 불안한가보다. 같이 가자는걸 좀 더 재우고 일단 물 사러 다녀오겠다 나왔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길가에는 큰 장이 섰다. 한 5일장 쯤 되나보다. 많은 인파를 헤치고 물을 사서 돌아오니 와이프는 아직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 중.


고산병과 배탈이 동시에 와서 힘들 것 같은데 도와줄 방법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일단 배탈약과 소로체를 좀 먹도록 하고 나도 같이 쉬기로했다. 아무래도 라파즈가 공기도 안좋고 게다가 오늘 습하고 추워 더 그런거 같다. 좀 쉬고나니 괜찮아진건지 자기도 슈퍼 가보고 싶다고.


생각보다 먼 거리에 깜짝 놀란건지 위험해 보이는 거리에 놀란건지 밤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알았다고 했다. 사실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여행을 하며 느낀거지만 너무 경계만 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보는것을 놓치니까. 그 사람들의 환경 속에 녹아들되 너무 근접하거나 밤 늦은 시간까지 속하지말것. 그리고 현지인들도 하지 말라는 행동을 굳이 시도하지는 말것.. 이정도면 큰 문제는 없다는게 내 지론.


어쨌든 마켓에서 돌아와 난 밀린 일기도 쓰고. 내일 또 이동을 앞두고 있기에 배낭 정리와 장비 정비 점검을 완료.

배도 좀 고프기에 와이프와 저 시끄러운 시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송어부터 희한한 작물. 코카를 생으로 파는거부터.. 야마 태아 말린것.. 징그러.. 그리고 갖가지 옷들.. 알고보니 여기가 마녀시장 ㅎㅎ 여하튼 와이프의 호텔 잡는 센스 끝내준다. 


한바퀴 훑고 돌아가는길에 아까 봐둔 중국식당을 가자고 조르는 와이프. 그렇게도 원하던 만두탕을 발견.. 저렴한 가격에 맛도 괜찮을 듯 해서 주문을 했다. 현지식만 먹는 내 여행 스타일에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와이프를 위해 나도 돼지고기 탕수덮밥을 시켰다. 맛은 훌륭했다. 고량주 생각이 절로 난다.


와이프가 애타게 찾던 매콤한 맛도 득템. 청량고추와 다진 야채를 넣은 간장 소스. 와이프는 그 소스를 싸오고 싶은.. 아니 훔쳐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여행은 멀쩡한 사람도 강도로 만들 수 있구나 -_-

왜 여행지에 도난,사건 사고가 많은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다.ㅋ

법 없이도 살 내가 갑자기 도둑이 될 뻔한 간장소스. 맛있긴 맛있었다. 눈물 글썽

그래. 그렇게 필요하면 훔치기라도 해야...응??? 암튼 우리 와이프는 많은 깨달음을 내게 주고 있다..ㅋㅋ

사실 난 저것 때문에 매워서 배탈날 지경 ㅠㅠ


모처럼 국물까지 싹 비우며 행복해하는 와이프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고 기분 좋게 손잡고 숙소로 돌아와 코카차를 마시며 내일 여행지와 숙소정보를 찾아보기로.

 

혼자 여행이라면 당장 달려가서 나도 좀 놀다 왔을테지만 와이프를 지켜야하는 가이드 및 경호원겸, 짐 날라야하는 포터겸, 와이프 사고처리 수습요원 겸.. 나는 밤에 밖에 나가 노는건 불가능함.. 말로는 나가서 놀다오라지만 얼마나 욕을 하려고 ㅎㅎ 그냥 맥주나 마시는게 속편하네.. 근데 또 나가놀면 와이프 혼자 호텔방에서 나 언제오나 기다리고 걱정할 것 같아서 그냥 아픈 와이프 보호하기로 했다. 

계속되는 배탈에 힘들어하는 와이프에게 배탈약 처방도 잊지 않고..


처져있는 와이프를 데리고 호텔 옥상에 올라가서 야경을 구경시켜 주면서 어디서 많이 봤지? ㅎㅎ 우리 졸업한 대학교 성북동 언덕같다 ㅎㅎㅎ 맞네 맞네 ㅎㅎ

그제서야 좀 웃으며 얼굴이 핀 와이프.. 샤워하고 나니 붓기도 좀 빠지고..


암튼 라파즈의 밤은 이렇게 마무리 하는걸로 하고 일찍자고 내일 출발에 무리 없도록...

바이바이 라파즈~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 (La Paz)


세상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수도. 볼리비아 라파즈입니다. 헌법상의 수도는 수크레에요. 이 라파즈는 해발고도 약 3,700미터의 위엄을 자랑합니다. 도시는 무리요 광장을 중심으로 도심이 형성되어 있는데 지리적 형태가 분지입니다. 때문에 이 도시에 처음 도착한 여행객들은 1차로 고산증 어택. 2차로 매연 어택을 당하게 됩니다. 산소도 희박한데 분지의 특성상 매연이 아래쪽으로 가라앉아 있어서(게다가 볼리비아 내에 다니는 차량은 매연 저감장치가 없는 낡은 차량들이 많습니다.) 이중으로 고생하게 되는 곳이 바로 이 라파즈에요.


이곳은 국제축구연맹에서 경기의 형평성을 위해 라파즈에서 경기 개최하는 것을 금지시킬 정도로 높은 고도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고도 때문에 천하의 메시나 호나우두가 와도 라파즈에서는 뛰기는 커녕 걷지도 못할 상황. 


인구는 많고 도시는 한정적이고, 교통체증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텔리페리코라는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도시의 꼭대기 지대와 도심을 연결하게 됩니다. 총 8개의 노선이 운영중이고 약 20만명의 시민을 실어나르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곳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고산지역에서 살았기에 고도가 적응이 되어있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하염없이 이어진 계단을 오르내리는 주민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혹시 비행기를 이용하실 예정이라면 주말에는 이동시간을 넉넉히 잡고 엘알토 지역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라파즈의 교통체증은 어마어마하거든요. 특히 장이 서는 일요일은 무조건 서두르시길. 이 복잡한 라파즈를 벗어나 넓고 고산도 아니고 쾌적한 산타크루즈로 수도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번번이 쿠데타에 막혀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2. 볼리비아 추천 여행지 


- 수도 라파즈 


위에 설명드렸듯이 한 나라의 수도이자 분지의 독특한 도시 풍경을 만나기 위해 그리고 우유니로 가기 전에 꼭 거쳐가야 하는 곳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킬리킬리 전망대에 올라서 전경을 감상하고 마녀시장을 방문한 뒤 텔리페리코(케이블카)를 탑승하면 핵심 포인트는 다 본것입니다. 


시내는 무리요 광장이나 대성당이 기본이죠. 남미의 모든 도시는 광장과 대성당이 늘 함께... 돈데 에스타 아르마스 플라사. 이거 진짜 많이 물어봐요. 모로가도 광장으로 가면 된다... 


그리고 시내 저편에 자리하고 있는 달의 계곡. 이곳은 아따까마의 달의 계곡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관광지입니다. 평평하고 광활하게 펼쳐져있는 아따까마와는 달리 진흙으로 이루어진 지층이 삐죽삐죽 솟아있는 이 곳을 방문한 닐 암스트롱은 이곳이 달과 같다며 감탄했다고 하죠. 


- 데스로드


도전욕구 뿜뿜인 여행자들에게 볼리비아 데스로드 정복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이름처럼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많이 사망하기도 해요. (물론 너무 많이 사고가 나서 원래의 데스로드는 폐쇄시켜 버렸지만). 자전거로 오프로드를 달리는 짜릿한 경험을 하고싶은 도전자들이 끊이지 않고 볼리비아를 찾아온다고 합니다. 라파즈에서 데이투어로 다녀올 수 있고, 자전거는 무조건 비싼걸로 렌트하는 것이 목숨을 지키는 방법이에요. 


- 루레나바께 


남미에서 아마존을 투어할 수 있는 곳은 3군데입니다. 브라질 마나우스, 볼리비아 루레나바께, 페루 이키토스. 왠지 아마존 하면 브라질에 엄청 크게 분포되어 있을 것 같지만 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있어요. 때문에 각 곳에서 아마존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마나우스 아마존 투어가 찐입니다. 페루나 볼리비아는 아마존 강의 지류에서 투어를 하는 것이라 찐투어와는 차이가 있겠죠? 볼리비아에서 아마존투어를 하면 비용이 제일 저렴하기에 이곳을 선택하는 배낭여행객들이 많습니다. 


이 지역들 모기가 장난 아니라고 하니, 벌레 기피제를 풀로 준비하고 투어에 임하도록 합니다. 루레나바께로 들어가는 항공편 자주 결항되니깐 일정도 넉넉히 잡아야해요. 


- 코파카바나


하늘아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티티카카 호수를 만끽하려면 코파카바나에 가야합니다. 태양의 섬 트래킹을 할 수 있어요. 천막 번호 골라서 트루차 먹는 재미는 덤. 코파카바나 이야기는 포스팅으로 별도로 할게요. 


- 포토시, 수크레  


광산투어를 하고싶다면 포토시나 수크레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 은광이 발견된 이후로 발달한 도시에요. 

우유니 투어가 끝나면 보통 차량으로 포토시로 넘어가는 여행객들이 많습니다. 고산증에 시달리는 여행객들은 수크레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여긴 약 2600미터 정도. 라파즈보다 천미터나 고도가 낮습니다. 


- 우유니 소금사막


말해 뭐합니까.. 볼리비아에 오는 여행자들의 100퍼센트 목적지는 우유니 소금사막인걸. 

우유니 관련해서는 이전 이야기들을 참조하세요~ 


* 볼리비아는 치안이 좋지 않아서 여행하실 땐 꼭 안전에 만전을 기하세요. 몇년 전 티티카카 호수의 태양의 섬에서 한국인이 살해당하는 일도 있었답니다. 


3. 볼리비아 화장실 이야기


볼리비아는 워낙 가난한 나라이다 보니 변기뚜껑, 시트 도둑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용화장실 가보면 그냥 도기변기만 덜렁 있어요. 근데 그 와중에 유럽마냥 입장료 받습니다. 2볼 3볼 이렇게 받아요. 나눠주는 휴지? 아.... 못쓰죠 당연히. (우리나라는 주유소에서 그냥 주는 휴지도 얼마나 짱짱한데 이건 무슨 건드리면 찢어질듯한...)


간혹 배낭여행객들이 변기시트를 가방에 매달고 다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왜저러나 했더니 기마자세가 힘들면 그 시트를 깔고 쓰는 것이었어요. 세상에나. 배낭여행객이 변기시트까지 들고 다녀야되는 나라라니. 


물 내리는 밸브라도 있으면 기마자세로 볼일을 보고 처리하면 되는데, 제일 난감한 곳이 (그리고 매우 흔하게) 화장실 입구에 사람 허리 높이의 다라이가 있는 곳입니다. 휴지주는 아줌마가 바가지를 같이줘요....ㅠㅠ 무슨 뜻인지 알죠? ㅠㅠㅠ


위생은 말할것도 없고 바닥에 흥건한 그 물이 무슨 물인지 알겠는데.. 볼일은 급하고.... 이럴거면 그냥 우리나라처럼 푸세식을 만들지 왜 또 도기 변기여서 기마자세를 유도하는지! 그냥 바닥을 파놓으라고......


이렇게 끔찍한 화장실을 볼리비아 여행 내내 만났더니 화장실이 조금만 깨끗해도 세상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그나마 숙소는 화장실이 괜찮은 편이었어.... 남편과 저는 볼리비아에서 이제 한국가면 그 어떤 더러운 화장실을 만나도 볼일 볼 수 있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한국 돌아오니깐 바로 깨끗한 화장실이 적응되더라고요 ㅎㅎ 비누와 손세정제 까지 있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공중화장실도 무료인 우리나라! 개방 화장실이 곳곳에 있는 우리나라! 지하철에 모든 화장실이 개방인 우리나라! 정말 대한민국같이 좋은 나라는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


4. 코카잎 이야기


앞전에도 코카에 대해서 썼는데,, 정말 고산지대에 들어와서 코카잎을 이렇게 많이 먹게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약 코카인. 바로 이 코카잎을 가공해서 만든 것이라고 해요.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 있는 곳들, 라파즈, 쿠스코, 우유니, 아따까마 등등 이런 곳들은 시장에서 마대자루에 코카잎 보따리를 놓고 팝니다. 걍 위생 봉지에 한줌 담아 주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1~2천원 정도 해요. 


차로도 우려내서 마시고(대부분의 숙소에 코카차가 늘 있습니다) 증세가 안좋으면 생잎을 그냥 씹고있게 합니다. 그럼 좀 고산증으로 인한 통증이 줄어들어요. 덕분에 남편에게 약쟁이소리까지 들은 슬픈 와이프의 운명이라니.. 


코카잎은 국경 넘을때는 반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남은건 그냥 숙소에 기증하고 다음 나라 넘어가면 다시 시장가서 사세요. 고산지대에는 널리고 깔린게 코카잎이랍니다. 

호텔 참 잘 골랐다. 마녀시장 앞이다. ㅎㅎ

5. 마녀시장


El mercado de las brujas 라는 명칭의 마녀시장은 저희가 묵고있던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볼리비아는 스페인의 오랜 통치를 받았고, 카톨릭 정식 국교는 아니지만 꽤 많은 비율의 국민들이 카톨릭교도인 나라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주술, 미신 등을 여전히 믿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각종 종교가 다 있지만 그중 무속인도 인정받듯이 뭐 그런 상황 아닐까 해요. 그래서, 이곳에는 행운을 빌고 액운을 쫓기 위한 주술사가 존재한답니다. 우리나라에도 굿하는 무당이 있잖아요?


마녀시장에는 이 주술사들이 사용하는 약재, 부적, 동식물, 물건등을 판매하고 있어요. 저희도 이 시장을 방문했을 때 야마 새끼 말린것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서 기겁을 했답니다. 분위기도 뭔가 음침하고.. 


볼리비아에는 새 건물을 지을 때 말린 야마를 땅 속에 묻고 그 위에 건물을 지으면 행운이 온다는 믿음이 있다고 해요. 


이 시장은 기념품 가게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저렴하게 기념품을 득템할 수 있습니다. 볼리비아 물가는 워낙 저렴하고, 이곳 특산품들은 독특하니까요. 그리고 많은 기념품들이 페루랑 비슷? 해요. 가격은 훨씬 싸고. 


마녀시장에서는 사진을 마구 촬영하면 주인에게 제지당할 수 있어요. 사진을 찍고싶으면 양해를 구합시다. 아무래도 주술적인 의미의 물건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보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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