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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쥬스 Jun 17. 2020

반가워 코파카바나!

코파카바나의 언덕을 올라가다간..(말잇못)

코파카바나 메인 거리. 저멀리 보이는 바다같은 호수


고생 끝에 맞이하는 아름다운 티티카카 호수 


아내의 일기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페루 넘어가기 전 마지막 볼리비아 목적지다. 리오에 있는 해변과 이름이 똑같다 ㅋ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라는 티티카카 호수. 

라파즈와 페루 푸노에 호수가 걸쳐있는데 호수가 아니라 무슨 바다같단다. 


호텔로 7시반에 기사님이 픽업왔다. 차비는 인당 40볼.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버스 컨디션 훗훗.

어제 고산병땜시 기절하고 오늘 아침 조식시간 맞춰 기상했다 헐 ㅋㅋ

오늘은 일층버스. 매번 이층버스 타다가 단층보니깐 적응이 안된다.

라파스 시내를 빙빙 돌면서 사람들 픽업해서 가는통에 시내 구경 신나게 했다.

호텔서 저 멀리 보이던 산꼭대기로 올라가서 4시간여를 달리면 선착장이 나온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서 각 2볼씩 내고 배를 타고 버스는 다른배를 타고 넘어온다. 참 희한한 시스템이다. 


배에서 내려서 기다렸다가 버스가 건너오면 다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간다. 


한참 달리면 티티카카 호수 근처에 마을에 도착. 여기가 코파카바나다.

우린 이미 호텔을 예약해서 왔으니 배낭 던지러 호텔로 이동. 


3층 방을 줬는데 뷰가 짱이다 ㅋㅋㅋㅋ 근데 엘베  없으면 그냥 1층 줘 제발..... 나 계단 하나 올라가고 한번씩 쉬어야되는 고산증 환자 상태라구...


짐 풀고 시내 구경가서 피코크 사워도 마시고 버스표랑 태양의 섬 투어도 예약하고 아까 봐둔 일식당으로 갔다. 참치김밥이랑 카레먹고 힘이번쩍 ㅋㅋ 비싸긴 했다 ㅠ 난 그리고 또 별명이 생겼다. 남편이 나보고 이제 박마끼씨 라고 한다. -_- 

신랑이 호텔 맞은편에 보이는 산에 올라가자길래 일단 소로체를 먹고 산행에 나섰다.

눈으로 봐도 올라가는길이 45도인데...ㅠ

꾸역꾸역 울면서 올라가는데 페루커플 여자애도 울면서 올라오길래 동병상련, 쫌 힘이났다 ㅠ


이걸 나보고 올라가란다.. 나 세걸음 걷고 숨쉬는데? 남편 맞니..

간신히 꼭대기 올라가서 십자가도 보고 초도 키고 구슬도 사고

페루 커플이 초 색마다 비는 내용을 알려줘서 노란색 초 하나더사서 켰다 (노란초는 돈이랜다 ㅋㅋ)

내려가는 길이 완전 가팔라..

슬슬 소로치 효과가 떨어지는지 힘들다 ㅠ


저녁 먹으러 내려가서 식당 골라서 오이(hoy)메뉴(인당25볼) 시켰는데 짱 맛남.

오뚜기 스프랑 맛이 똑같다. 너무 맛있다!!!


남편이 식당 앞에 그림 그려주고 팁 깎았다. 주인들이 너무 좋아해서 덩달아 기분좋음.


남편의 일기

울리는 알람에 먼저 일어나 샤워를 마치고 와이프를 깨움.

 내가 여기 호텔에 머무는 동안 행복했고 한국가면 호텔 추천 많이 하겠다는 소리에 아저씨가 금방 함박 웃음. 


배낭을 들고 내려와 기념으로 카누 커피믹스 한개씩 드리고.. 기압차로 빵빵해진 카누지만 한국식 커피라며 찬물이든 뜨꺼운 물이든 잘 녹으니까 드셔 보라고 드리니 너무 좋아하고 아저씨와 작별인사.. 마지막 포옹을 해드리니 너무 좋아하시고.. 언젠가 또 볼수 있을까?

항상 헤어짐은 아쉽지만 여행의 매력은 헤어짐에 있다...


버스타고 나니 여기저기 코파카바나 가는 여행객을 태우려 시내를 돌고 도는데 어쩌다보니 라파즈 시내 투어를 하고 있다. 굳이 돈 내고 투어 할 필요가 없겠구나 ㅎㅎ

고도를 높여 올라가다보니 구름인지 안개인지 자욱히 깔린 라파즈 시내가 참 멋지고..


어떻게 여기에다가 도시를 만들었을까 싶고.. 아마도 고산에서 점점 아래로 도시를 내림으로 건설한것 같은데..고산증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긴 현지인들도 고산증이 있다는데..


가만보니 아래 지역과 위쪽은 분위기 달랐다.. 느낌으로는 서울과 약간 지방 분위기?


내 추측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버스는 또 비포장도로를 달려 산꼭대기에서 질주를 시작 ㅎㅎ아무래도 관광지로 가는 길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깨끗한 도로를 달리니 와이프의 멀미도 괜찮은가보다. 아님 멀미약을 먹여놔서 그런가?


왼쪽으로는 구름을 중턱에 끼고있는 설산과 우측으로는 야마, 소, 말, 양이 뛰노는 마을과 초록빛 산이 있는 풍광을 보며 1시간정도 달리니 어느덧 호숫가가 보이기 시작..


코파카바나로 가는 선착장


버스 안내원 말로는 버스에서 내려 보트타고 강 건너 다시 버스 탄다는데 이건 뭐 남이섬? 석모도? 섬에 들어가는 기분.. 아니 거긴 바다니까 섬에 들어가려고 그런다 치지만 여긴 강도 아닌 호수라며?? 보트를 타보니 말이 좋아 호수지 바다다 바다..  


사람들 타고 가는 보트 뒤에 버스가 바지선에 실려오는걸 보니 참 기분이 묘함..

바다 아니 호수를 건너 다시 버스를 타고 40분정도 달려가니 드디어 티티카카 호수 앞 마을에 도착..

얼른 숙소에 짐을 풀고자 올라갔더니 사진보다 이쁜 호텔 모습과 전경에 완전 만족.. 여기 최고야.. 티티카카 건너뛰자는 말 취소!!

광장쪽으로 나가보니 진짜 아름다운 풍경과 작지만 평화로운 마을.. 저절로 최고다라는 말이 연신.. 


여전히 와이프는 힘든가보다.. 연신 헉헉 소리를 내지만 그래도 버텨보겠다는 모습이 안타깝고 가상하기도..그 유명하다는 송어튀김도 먹어보기로 하고 일단 숙소로 돌아가기로.


힘들고 죽겠다더니 와이프는 어느새 일식집을 봐두고는 소원빌고 있다..내가 램프의 지니여 뭐여~

내가 아직 오케이도 안했는데 우동 먹을까? 김이 꼭 들어간 김밥을 먹겠다고.. 스시는 또 싫대.. 아니 저런 식성으로 뭔 외국생활... 그냥 자네는 풀패키지 단기 여행이 좋은걸로.. 


암튼 쫑알쫑알 대는 와이프에게 일식은 비싸니 안돼 했더니 왜요? 이러면서 입이 대자로 나옴 ㅋㅋ 지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겠냐며.. 헐! 안먹는다고 하면서 내꺼 뺏어먹고 그것도 잘만 먹더만.. 대체 뭐가 입맛에 안맛다는건지..


암튼 그래 메뉴나 한번 보자했다.. 보나마나 비쌀거고.. 뭐 결혼한 내가 죄인이지요.. 아니 결혼이 잘못이기보단 배낭여행 생초보 와이프를 모시고.. 살아있는 배낭하나 더 짊어지고 온 내탓이요... 그래 일식 먹자..

박마끼씨의 참치김밥...물가 싸기로 유명한 볼리비아에서 김밥값 만원 실화냐

일식집 들어와보니 메뉴 겁나 비싸요 ㅎㅎ김밥이 50볼입니다!! 한국인들도 왔다 간거 갔길래 그냥 먹을라보니.. 해피아워 시간에 오면 더 싼디..  

암튼 거진 만원짜리 참치 김밥와 만몇천원짜리 치킨 카레로 맛나게 식사...

한국 사람들이 글쓰고 갔길래 우리도 글쓸까? 종이 주세여 했던게 화근..

그림을 그려라 주문부터.... 여기서부터 팁은 그림이 되었나보다..


밥먹고 호텔에서 본 산에 올라가보기로 했는데, 

오메.. 호텔에서 봤을땐 별거 아닌 순탄한 길로 보였는데.. 경사가 45도쯤은 되는듯..

동네 뒷산 같지만 댓츠노노. 가다 죽을 언덕이여.....

아 괜히 왔나?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나도 힘든데 티내지말자.. 선글라스로 내 힘든 눈빛을 감추고 태연한척했지만 와... 디지겠다.. 술을 넘 많이 마셨나? 담배를 줄여야하나 ㅠㅠ


그래도 와이프가 더 꿍시렁대니까 위안을 삼고 올라가기로..

뒤돌아서 온 길을 내려다보니 경사가 진짜 엄청나네.. 얼마 안온거 같은데 이미 마을은 내 발밑에 내려와 있는 상태. 여기 고도가 3600은 되려나? 난 고산증이 없는 줄 알았는데 숨이 가쁘다. ㅠㅠ


그와중에 와이프는 십자가 탑을 보더니.. 이 놈의 나라는 예수님 얼굴 볼라면 더럽게 힘들다고 투덜..  

암튼 중턱부터 정상까지는 얼마 되지는 않아보이는데 고도가 고도인지라 쉽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쉬면서 숨넘어가겠다는 와이프 달래면서 내 몸도 신경쓰면서 정상 부근까지 도착.. 

정상에 올라가니 이름모를 비석? 석상들이 좌르륵.. 일식의 힘.. 아니 김밥의 힘으로 올라온 와이프도 정상에 오니 숨은 차도 기분은 좋은 갑다.. 여기저기서 사진도 찍고 한바퀴 둘러보고.. 


볼리비아는 청소만 잘해도 관광가치가 많을텐데.. 넘 더럽다..관리 좀 잘하지.. 

내려가려는 길에 와이프 뭔가 호기심 발동..기념품 파는 할머니 앞에 앉아 또 뭘 산다..

어차피 다신 꺼내지도 않을거면서... 말려봐야 소용없다는걸 아는 나는 그냥 사게 냅둠.. 얼마 안하니까 그래 사라 사.. 근데 뭔 말인지 알아야 골라서 살텐데.. 대충 사진 찍고 나중에 해석하기로하고.. 


고 색깔있는 자갈들 12개 세트 사라니까 말 더럽게 안듣는 와이프. 굳이 또 고르고 있네.. 아고 다리야.. 결국 돌이랑 초 사서 불 붙여보기로. 그러고보니 쓰레기 소각장인줄 알았던 곳은 소원비는 초 키는곳이란다.. 


내려와서 해변으로 내려가는길에 왠지 멋져 보이는 인디오 까페 발견.. 피스코 사워? 가 되냐고 물었고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 흥정!! 

두잔을 50볼로... 근데 피스콘지 뭔지 잡으러 갔나 나올 생각이 없다.. 시에스타 시간이라 그런가??

암튼 한참 기다려 나온 우리 음료수는 오! 모양도 굿 맛도 굿이다!


이제부터 신나게 만나게 될 피스코사워

식당 앞에 여행사가 추천집이라 쿠스코가는 버스랑 이슬라 델 솔. 태양의 섬 투어까지 예약.


강변쪽으로 내려가는길에 이쁜척하는 삐끼가 안내하는 집. 인디오 분위기 물씬 나는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식전으로 나온 스프에 와이프 감동..

이 집은 가족끼리 음식점과 숙소까지 한다고 자부심이 엄청났다.

한국 사람이 페이퍼 써주는걸 원한다더니....종이를 4장이나??

 와이프 덕분에 난 또 그림... 아티스트 등극~!!



돌아오는 길에 맥주 사서 숙소에서 한잔 하기로 했는데 너무 힘들어하는 와이프는 기절.. 홀로 맥주를 마시다보니 날은 어두워지고 난 담배도 한대 필 겸 맥주 들고 옥상에 올라가보니 여기도 별이 참 이쁘다..


암튼 기억이 참 많이 남는 하루.. 고맙고 감사하다 티티카카.. 언능 괜찮아져라 우리 와이프!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마을,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티티카카 (Lago Titicaca)


코파카바나는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과 가까운 마을로 두 나라를 오가려면 이 지역을 꼭 통과해야 합니다. 라파즈에서 보통 4~5시간 정도 소요돼요. 많은 배낭객들은 코파카바나를 단순히 국경을 넘기위한 지역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이곳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를 방문하기 위해 찾아갑니다. 


서쪽은 페루 푸노와 훌리아카, 동쪽은 볼리비아 코파카바나와 라파즈에 걸쳐있는 티티카카 호수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라는 별칭을 갖고있습니다. 사실 네팔의 틸리초 호수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인데 티티카카 호수는 배가 다닐 수 있는 상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호수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호수는 티티카카다 라고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뭐 어쨌든 직접가서 보면 이게 무슨 호수야? 바다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티티카카 호수는 면적 8,372㎢, 최대 수심 281m, 평균 수심 107m로 남아메리카 최대의 담수호입니다. 이 곳의 고도는 3,700~4,300m로 라파즈보다 지대가 더 높아서 제가 또 고산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ㅠㅠ 


이 호수 안에는 잉카 유적지로 유명한 타킬레섬, 태양의 섬, 달의 섬등 40여가지의 섬이 있습니다. 푸노쪽에서는 갈대섬으로 유명한 우로스 섬을 구경할 수 있고, 코파카바나 쪽에서는 태양의 섬 (Isla del sol) 에서 트래킹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장기여행자들은 트래킹을 위해 태양의 섬에서 1박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지역 특별식으로는 호수에서 잡은 송어로 만든 송어요리-트루차가 있습니다. (JMT!!!!) 



2. 식당에서의 사인 요청 


2015년만 해도 중남미 지역은 동양인들이 희귀(?)한 곳이었습니다. 저희가 다니던 곳들도 완전 핫한 관광지들 외에는 한국사람 보기가 쉽지 않았어요. 요즘은 중남미 여행이 좀 활성화되어서 한국인들이 곳곳에 보인다고는 하는데 이때만 하더라도 한국인이 중남미에선 그리 많은 숫자의 여행객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메인 관광지가 아닌 이런 코파카바나 같은 마을들은 한국인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은지 방문하는 식당마다 신기한 사람을 보듯 하는 현지인들이 많았어요. 


희한하게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는 이런일이 없었는데 페루, 볼리비아에서는 저희가 방문한 식당에서 한국어로 맛있다고 써달라는 요청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A4용지를 네장이나 주는 식당도 있었어요. 


볼리비아 식당의 주인아저씨는 우리 글자의 모양이 예쁘다 라고 하더라고요. 외국인들 눈에는 한글의 모양이 그림처럼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남편은 미술 전공을 희망했지만 공부하라고 해서 사회과학대학으로 간 꿈나무 그림 쟁이이다 보니 귀여운 캐리커처도 함께 그려서 줄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페루와 볼리비아의 많은 식당에 저희가 그린 그림이랑 한글이 붙어있었을 거에요. 혹시 저희 그림을 보신 분들은 댓글이라도 남겨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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