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니 시내
아내의 일기
아침에 일어나서 조식 먹고(역시 호텔이다. 조식 완전 잘나옴!!!) 빨래 찾으러 갔다가 은행에 돈찾으러 갔는데 달러가 안나옴.....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왔다.
기대하면서 찾아온 빨래는 그닥 안 깨끗함...아줌마만 친절하면 뭐하니...
배고파서 시장 구경갔다가 우리나라 삼계탕과 비슷하다는 뽀요 스프집 갔는데 12시에 오래서..ㅠ 고픈 배를 부여잡고 여기저기 다니다가 로컬 푸드집 발견. 안되는 스페인어 손짓 발짓 다해서 주문했는데 엄청 싸다!!! 음식 하나에 12볼, 6볼 막이래... 가격 실화냐. 게다가 양도 실화냐...
근데 맛있게 먹고 배탈난... 신랑은 멀쩡...ㅠ 역시나 나는 장트라볼타다.
호텔서 뒹굴다가(우린 이미 레이트 체크 아웃을 80볼 주고 완료해놨다. 그동안 시달린 + 고산증 때문에 맛이 간 체력회복이 관건이다. 여행이고 뭐고 우유니가 버킷이고 뭐고간에 진심 너무 힘들었어..) 오후 5시 반에 짐 챙겨서 터미널로 고고! 이 버스는 저녁을 안준대서 터미널 앞 햄버거를 사먹었는데 4볼 ㄷㄷㄷ 맛있는데 진짜 싸다!!! 역시 볼리비아는 물가가 싸다고 하더니 놀랄만한 가격이다.
볼리비아 버스는 여태 들었던 대로 악명 높은 ㅋㅋㅋㅋㅋ
길이 완전 개판이라 나 진심 유리창 떨어지는줄 알았...ㅠ 12시간이나 가야 라파스인데 ㅠ 으엉 ㅠ 덜컹거려서 창문이 자동으로 오픈된다... 너무 추워.. ㅠ 도대체가 밤버스에 2층 앞자리가 무슨 소용이냔 말이다... 춥기만 더럽게 춥네. ㅠ
남편의 일기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아쉬운 후마리 호텔.. 오늘은 아쉬운 이곳을 떠나 라파즈로 간다.
라파즈.. 워낙 소문이 안좋은 곳이라 걱정이 되지만 지금처럼 조심해서 다니면 큰 문제는 없겠지.. 안전이 최고..
오늘은 왕창 맡겨둔 빨래를 찾아오고 레이트 체크아웃을 신청한 만큼 밀린 휴식을 취하고 가기로. 라파즈까지 12~3시간 소요된다고 하는데 나야 괜찮지만 와이프가 걱정.. 그래도 까마 버스에 제일 앞자리니까 괜찮겠지?
암튼 오늘도 난 일찍 잠에서 깨어 이것 저것 정리하고 와이프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8시 좀 넘어서 잠에서 깬 와이프와 같이 식사하러 내려가면서 사실 호텔에서 아침을 준비해주니 편하지만 별 기대는 안했다. 여태 다 그렇고 그랬으니까... 근데 오!! 정말 얼마만에 보는 에그 스크램블, 따끈한 우유, 깔끔한 음식에 나도 모르게 주방 아주머니들과 리셉션 직원에게 엄지 척!!
밥 먹으면서 거울을 보니 완전 토인이 된 나와 와이프가... 그냥 웃음만 나온다. ㅋ
식사를 마치고 와이프와 빨래 찾고 은행에서 돈을 찾으려는데... 아 정말 이 쓰레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한국 돌아가면 클레임 걸겠다... 대체 인식하는 ATM도 없을뿐더러 이건 뭐 달러 출금 가능하다다니 개뿔.. 체크카드 하나 더 만들어오길 잘했지.. 암튼 달러 출금은 일단 포기다.
남미.. 더운 날씨만큼이나 열정적이어서 맥주맛도 기막힐 줄 알았는데.. 맥주는 완전 별로다 ㅠㅠ 이번 여행의 맥주 기행은 실패한걸로.. 그래도 물값이나 맥주값이나 차이가 없으니 난 맥주 마실란다. 맥주 마시고 난 뒤 맛집이라고 나온 삼계탕집에 가보고자 나와서 간신히 찾았더니 15분 뒤에 오라네.. 참 게으른 동네다..
일단 터미널로 가서 버스가 식사 포함이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는.. 그래.. 가격이 싼 이유가 있지... 괜히 밤버스인게 아닐거고.. 출발 전에 저녁은 먹고 타는걸로..
지나다보니 맛있는 길거리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 오늘 무슨 5일장이라도 서는 날인지 길거리 음식 집 두 곳에서 서성이다 한 곳씩 먹어보기로..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것 같아 안되는 스페인어로 물어물어 주문.. 헐 12볼이라니...
이름은 까먹었지만.. 야마 고기와 파스타 비슷한 그리고 익힌 야채와 같이 나온 음식인데 맛이 괜찮았다. 아줌마한테 델리시오소를 외쳤으나 시크한 아줌마는 그냥 그냥 반응이 없네?? -_-
다음집에서 산 음식은 튀긴 닭고기와 감자 밥. 우리나라 음식으로 따지면 뭔 덮밥쯤 되보이고..
거기서 먹기 좀 그래서 다른 현지인들처럼 포장해 가기로. 마찬가지로 시크한 주인 아줌마가 숟가락 챙겨주고..
생각해보니 이 나라 표정은 뚱하지만 생각보다 정 많고 친절해보인다. 물론 도심은 위험하겠지?
암튼 요건 맥주랑 집에가서 먹는걸로~ 맛있게 먹고나니 벌써 3시가..
배아프다고 징징거리는 와이프 좀 더 재우고 4시부터 출발 준비.. 왜 이리 여행이 빡쎄냐? ㅋㅋㅋ
리셉션 직원에게 여기서 머물러 행복했다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터미널로 향했다.
시간이 좀 남아 간단히 저녁 먹을곳을 찾던 중에 그제 맛있어 보이던 감자떡은 없었지만 길거리 햄버거 집 발견. 나는 야마 햄버거 와이프는 닭고기 햄버거. 둘이 10볼도 안된다. 물가 진짜 대단대단. 아마 계란은 추가인듯.
먹고보니 오늘 진짜 장날인지 길거리 음식이 많이 보인다. 꼬치도 먹고 싶었으나 가는 버스가 냉동 버스란 소문이 있어 체할 수 있으니 아쉽지만 패스.
어느덧 버스가 도착하고.. 다행히 버스 컨디션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시트에는 두툼한 담요가 준비되어 있는걸 보니 진짜 추운가보다. 현지인인 듯한 옆자리 여자는 한두번 타본게 아닌듯 자리에 앉자마자 우주복 같은 침낭옷을 겹쳐 입고 이불을 덮는 포스...
처음에는 울퉁불퉁 길이 시골길이라 좀 나가면 괜찮겠지 했는데..이건 뭐 끝까지네...이렇게 덜컹덜컹 흔들리는데 차가 안망가지는게 신기하다..창문은 닫아도 또 열리고... 이러니 10시간 이상 걸리지.. 차가 시속 50키로도 못내는 듯 하다.. 여기에 도로 깔아주면 참 좋을텐데 말야..
4시간 정도 달려 휴게소 같은 곳에 도착하니...워매....와이프는 울기 직전.. 춥고 흔들거리고 창문이 자꾸 열려서 잠을 못자고 죽을것 같단다..
그나마 내자리가 편하니 자리 바꿔주고 멀미약 먹이고... 자리 바꿔보니 와이프 자리가 떨림도 심하고 창문이 자꾸 열려서 찬바람이 들이치는.. 오는 동안 고생했을거 같아 마음이 안좋았는데 자리 바꿔주니깐 코골고 자는거보니 웃기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ㅋㅋ 진작 바꿔 앉으라니깐 말 드럽게 안들어요..
참.. 휴게소 화장실은 또 변기 커버 없이 똥물로 똥물을 내려야하는 퍼세식.. 이놈의 나라는 진짜 화장실이 엉망진창이다.
다행히 잘 자는 와이프... 휴게소에서 죽을라고 하는 호주 여자들, 남자들.. 왜 나만 괜찮은지는 이해가 안되지만... 아직도 7시간 이상 더 가야하니 나도 좀 더 자는걸로.
내일 보자 라파즈!!
박팀장의 남미여행 꿀팁
1. 남미의 버스
남미는 앞에 설명했듯이 대륙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항공과 버스편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장거리 운행시에는 기사가 2~3명 탑승해서 교대로 운전을 해요.
남미의 버스는 3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가장 비싼 까마 뻐스. 이건 의자가 침대가 되는 버스입니다. 150도 이상 뒤로 의자가 젖혀지기 때문에 굉장히 편안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어요. 이 버스에는 화장실도 있고, 버스 승무원이 탑승해서 장거리의 경우 밥과 음료수도 나눠줍니다. 비행기 이코노미보다 훨씬 편하다고 보면 돼요.
그다음은 세미까마 입니다. 까마보다는 퀄리티가 떨어지지만 그래도 까마보다는 비용이 싸고 우리나라의 우등고속?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나라마다 다르지만 세미까마는 화장실이 있다 한들 잠궈놔서 사용이 안되는 곳들이 있습니다. (휴게소에 세워주니 화장실 가는건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일반버스입니다. 그냥 로컬버스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여행자들은 대부분 장거리 이동을 많이하고 까마나 세미까마를 많이 타는데 저희는 페루 리마에서 일반버스를 한번 타게됩니다. 크루즈 델 수르 버스터미널에 내려달라고 했더니 택시 기사가 엄한데 내려줘서... 모르고 탄 버스가 동네순회 버스였다는.. 우리나라 일반 고속버스랑 비슷하고, 중간 정차 지점마다 상인들이 버스에 타서 음식을 팝니다.
버스 이용시 주의할 사항에 대해서 안내해 드릴게요.
-. 볼리비아 까마버스는 까마가 아니야.
볼리비아에서 조심해야 될 것은, 볼리비아에는 까마버스가 있지만 까마가 까마 수준이 아니에요.
세미까마 정도의 퀄리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워낙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이기 때문에 그나라 수준에선 세미까마도 까마인가보다. 하고 타면 됩니다.
까마보다 더 높은 등급으로 스페셜 등급들이 있는 구간들이 있는데 비용이 허락한다면 까마보다 높은 등급을 선택하시면 조금 더 편안합니다. 저도 타보진 않았는데 의자가 정말 침대처럼 변하는 까마 윗등급 버스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비싸겠죠. ^^
-. 짐택은 소중히 보관할 것
버스 탑승전에 짐을 트렁크에 실으면 짐 택을 나눠주는데 이걸 잘 보관하셔야해요.
나중에 짐 뺄 때 승무원들이 택이랑 일치하는지 확인 후에 가방을 넘겨줍니다.
남미는 워낙 버스 털리는 사고도 많고 짐 뒤바뀌는 사고도 많고 하다보니 버스회사 쪽에서도 굉장히 짐택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합니다. 잊어버리면 가방 안주니깐 조심하세요.
-. 버스 위 선반에 물건 올려놓지 마세요
남미는 우리나라와 달리 버스 안에도 도둑놈이 많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물건들은 꼭 끌어안고 자야합니다. 전 여권 털릴까봐 옷속에 복대에 넣고 다녔습니다. 내 몸에서 떨어지면 내물건이 아닌 나라에서 버스 선반 위에 물건을 올려뒀다?? 이건 그냥 가져가라고 둔거나 마찬가지에요. 절대 선반에 물건 올려두지말고 가급적 짐칸으로 보내거나 꼭 끌어안고 있도록 합니다.
2. 2020년 현재. 우유니- 라파즈 구간의 도로 사정
지금은 이 구간에 포장도로가 깔렸다고 합니다.
저희가 야간버스를 타고 지나온 길은 그당시 정말 말그대로 비포장 도로였어요. 도로가 울퉁불퉁 해서 차가 흔들릴때마다 의자에서 엉덩이가 5센치쯤은 뜨는 것 같았습니다.
도로 사정이 그지경이니 차가 속력을 낼 수 없는 건 당연. 라파즈-우유니 구간이 13~15시간이 걸려서 밤을 꼴딱 보내고 동 트고 나서야 라파즈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도로가 정비되어서 8시간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도로가 매끄러웠다면 아마 창문이 자동으로 열리지도 않았을텐데. 까마라던 볼리비아 버스는 창문이 잠기지 않아서 도로 요철을 만날때마다 열리는 불상사가 생겼었어요. 덤으로 들이치는 사막 밤의 차가운 바람... -_- 창틀에 종이도 끼워보고 창문을 붙잡고 자고 별 생쇼를 다했지만 창문 열림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일이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