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추이를 보낸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일상의 시간은 스치듯 빠르게 흘렀고, 그렇게 애써 잊은 듯 잊지 않은 듯이 매일매일을 보냈다. 유골함은 안방에 있어서 따로 추모를 할 곳도 없다. 그저 늘 함께였으니까.
응답하라 1988 드라마에 한 에피소드가 있다. 성균은 본인 생일날만 다가오면 이상하게 기분도 축 처지고, 뭘 해도 흥미가 없다. 미란이 오래된 물건을 버리려다 걸리면서 집으로 다시 가지고 돌아오는데, 그때 오래된 테이프를 발견하고 재생하게 된다. 아이들 어렸을 때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 거기서 성균의 어머니 목소리를 듣고 말한다. 매년 생일만 되면 기분이 왜 그랬는지 알겠다고,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었던 것 같다고. 보고 싶다고.
난 이 드라마를 열 번도 넘게 봤지만 그때는 이 감정을 잘 몰랐었다. 불현듯 드라마 내용이 생각나면서 최근 두 달 동안의 나의 심리, 감정상태가 혹시 어렴풋이나마 비슷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을 함께 한 집에서도 이사를 했고, 미안할 만큼 잊고 지낸 날이 훨씬 많았었다. 조용히 예전 사진을 넘겨보는 날들도 여전히 많았지만 마음적으로는 멀어진 듯한 기분은 떨쳐낼 수가 없다. 나는 점점 잊고 있는 걸까.
그럼에도 추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전히 보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