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추첨이 끝난 로또를 눈뜨자마자 휴대폰 큐알로 맞춰본다. 역시나, 손으로 꾸깃하며 2장을 고스란히 휴지통에 던져 넣으며 시작하는 일요일.
특별한 일 없이 오후까지 시간이 흐른다
저녁을 먹으면서 어제 마시고 남은 맥주 한 캔도 자연스럽게 곁들인다. 요즘 나의 베스트 맥주를 꼽아보자면 하이네켄, 하이트, 오리온. 이 세 가지이다.
집에서 먹는 캔맥주를 좋아하긴 하지만, 딱 첫 한잔만 맛있고 그다음은 그냥저냥 마시는 편이다. 이건 탄산이 느껴지는 모든 마실 것에 해당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비싸더라도 가장 작은 캔을 선택할 수 있을 때는 그걸 사는 편이다.
생맥주를 시킬 때도 300,500 선택지가 있다면 300잔을 여러 개 마시는 게 훨씬 맛있다. 빠르게 마시는 편이 아니라 테이블에 물기가 너무 많이 생기는 것도 싫고 들도 마시기 많이 크고 무겁다.
집에서 맥주를 마시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적당히 취해보고 싶다는 마음. 기분 좋게 오른 취기에 뭘 해도 즐거운 그런 순간들을 술을 빌어서 만나고 싶달까. 밖에서는 취할 만큼 마실 술약속도 없거니와 집에서는 저녁밥을 먹고 마시니 배불러서 그만큼의 술을 채워 넣을 수도 없다. 다음날의 숙취도 감당할 수 없겠지만 그냥 기분 좋게 취해보고 싶다. 현실과 조금 동 떨어져 다음날이면 잊어버릴 별 거 아닌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