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교환학생 D+32
2017년 2월 19일 일요일
카니발까지 이제 일주일하고도 하루가 남았다.
카니발은 네덜란드 남부 지방의 엄청 큰 축제인데, 특히 마스트리히트 사람들은 카니발에 정말 진심이다. 일주일 내내 진행되는 카니발 기간동안 다들 개성있는 코스튬을 입고 거리에 쏟아져 나오는데, 그 상태로 거리에서 퍼레이드도 하고, 낮부터 새벽까지 먹고 마시는 행사들이 계속 이어진다. 심지어 집집마다 고유한 카니발 전통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마스트리히트 사람들에게 카니발이 얼마나 중요한 행사인지 알 수 있다.
올해 카니발 기간은 2월 27일 월요일부터 3월 3일 금요일까지이며 이 기간에는 당연히 수업도 없다. 이어지는 주말까지 쉬는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설이나 추석처럼 공식적인 연휴 기간과 다름없는 셈이다. 우리 역시 현지 사람들처럼 카니발을 100프로 즐기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원래 지은, 윤진이와 함께 카니발 의상과 소품을 보러 마켓에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다. 음... 어젯밤까지만 해도 그랬는데.
금토를 알차게(?) 보낸 덕분인지,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때 내 몸 상태가 영 좋지 못했다. 결국 지은이와 윤진이만 나가서 카니발 의상 상점을 들렀다 왔다. 둘이 이런저런 의상을 구경하면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여줬는데, 윤진이는 거대 감자튀김 의상도 입어봤다며 착용샷을 보여주었다. 아래는 구글링해서 주워온 사진인데, 이 사진 속 의상의 두배정도 크기였다. 대체 카니발 당일에 얼마나 기상천외한 코스튬들이 거리에 쏟아질지 조금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다. 흑흑 오늘 나가서 같이 구경 못한게 한이다 정말!
저녁에는 기운을 좀 차려서, 나는 그리운 한국의 허니콤보 치킨을 재현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소스가 홀랑 타버리는 바람에... 그냥 후라이드 치킨을 먹었다. (쓰으읍...요리 자신감이 약간 하락했다) 그래도 갓 튀긴 치킨은 그 자체로도 맛있었다. 사실 당연한 일인게, 튀김 기름 사는걸 깜빡해서 비싼 올리브유를 듬뿍 넣고 튀긴 치킨이기 때문이다^^ 리터럴리 황금 올리브 치킨이었다. 더 튀길 게 없어서 한번 쓰고 기름을 버려야 했는데 정말 아까웠다. 다음번에 장볼땐 꼭 튀김용 기름을 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