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와 연결시켜보는 디자인 프로세스
이전 글에서 디자인 혁신 프로세스 모델의 정의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번 글에서는 디자인 프로세스가 '원데이클래스 프로젝트'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UX 교육 프로그램에서 총 5명의 팀원들과 함께 약 4개월 간 진행하였다.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목적 탐지와 맥락 파악을 동시에 수행했다. 오픈서베이 취미생활 자기 계발 트렌트 리포트 2022에 따르면, 20~59세 남녀 10명 중 7명은 정기적으로 취미/자기 계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채널의 평균 만족도가 온라인 채널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데이터를 확인하였다.
"[클래스 101]과 같이 온라인으로 클래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온라인의 특성상 여러 가지 제약을 줄여주어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예상이 되는데 왜 평균 만족도가 낮은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유튜브, 블로그 등 리뷰를 찾아보았는데 온라인 원데이 클래스에 대한 우려와 불만족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문적 가르침을 받기 어려움, 개인의 실력에 최적화되지 않은 수업, 유행에 민감한 수업일 경우 제작 시기가 영향을 줄 수 있음, 질문에 대한 답변의 퀄리티 (모호한 답변, 비 즉각적인 답변)과 같은 포인트가 있었다.
관련한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원데이클래스 서비스 형태, 서비스 종류, 온/오프라인 클래스에서 특징적으로 인기 있는 강의, 클래스 종류에 따른 사용자 니즈 및 행태를 파악했다.
사람을 이해하고, 조사한 내용들에서 통찰을 이끌어내는 단계이다.
사용자 리서치 전에는, 어떤 사용자 군을 리서치할 것인지 사용자 그룹을 정의하고 어떤 내용의 리서치를 하고 싶은지 결정하여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이번에는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원데이클래스 경험이 있는 다수를 대상으로 참여 목적과 행태와 같은 정성적 데이터를 얻는 것이 목표였으므로, 온라인 서베이를 진행하였다.
온라인 서베이는, 구글 서베이로 진행하였으며 약 24명의 유의미한 대상의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서베이의 답변들에서 문제 인식을 더 뾰족하게 해 주는 데이터도 있었고,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인사이트를 주는 것도 있었다. (설문지의 속성과 작성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통찰을 구조화한다는 말이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당연하다. 조사라는 현실 세계를 떠나, 통찰과 원칙/체계/아이디어라는 추상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앞서 조사한 데이터들을 종합하니 원데이클래스에 접근, 참여, 이후 행태까지 사용자마다 다르기에 세 가지 사용자 그룹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용자, 지식을 얻고 꼼꼼하게 클래스를 경험할 때 보람을 느끼는 사용자, 경험하고 싶지만 탐색 시간이 부족하고 동기가 적은 사용자로 구분하였다.
또한 사용자 그룹의 저니맵을 각각 구성하여 과업의 과정 별 행태, 감정, 페인포인트를 구체화시켰다.
저니맵을 따로 구성하였을 때 모든 그룹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페인포인트가 있고, 그룹 별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페인포인트가 있다.
어떤 문제점을 해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인데, 이 단계에서 충분히 사용자 그룹에 몰입하여 고민한다면 이 문제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사용자 그룹; 퍼소나와 저니맵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페인포인트와 니즈가 어느 정도 구체화가 되었다면 서비스에 적용할 기술, 기능을 탐험해야 하는 단계이다.
앞선 단계에서 페인포인트의 주요 꼭지로, '개인에 대한 맞춤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만족 경험 발생'이 있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타 서비스에서는 어떤 방법을 취하고 있는지, 기술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요하게 적용시킨 기술은 AR/AI, Metaverse 두 가지이다.
AR/AI를 통해서는 '사용자의 환경 분석을 통한 클래스 추천'이라는 기능을 적용하고자 했는데 이는 앞서 도출한 사용자의 여러 가지 페인포인트들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기술을 적용한 아이디어도 있고, 적용하지 않고 디자인으로 해결 가능하거나 정보 재구조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모든 아이디어를 탐험해 보았다.
아이디어들의 뭉치를 엮어 솔루션으로 발전시키는 단계이다.
솔루션 구상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아이디어 연결 지도를 사용하였다. 아이디어에서 연결되어 전달할 수 있는 것들을 그룹화하고 서비스 내에서 어느 단계에 어떻게 들어갈지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구상한 것이다. (아이디어에서 기획으로 넘어가는 브릿지 단계이다.)
또한 예측 시나리오를 통해서도 솔루션 구상을 구체화시켰다. 온라인 원데이클래스를 사용할 때의 전반적 과정에서 이야기를 공유하며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앞서 기술/기능 아이디에이션에서 팀원들과 토론을 많이 했기에 내용 중복되는 상황이 꽤 있었다. 그러나 팀원들과 생각하는 방향을 정리하고 일치시키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시간 상 1가지의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진행을 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주요 몇 가지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아이디어를 연결해 솔루션을 개발했다면 좀 더 이 단계가 풍성하지 않았을까 싶다.)
팀에서 정의한 UX원칙에 따라 기준화면을 디자인하고, 비주얼로 구체화하고자 하는 화면을 디자인했다. 구조를 정의하고 GUI 디자인 가이드를 작성하여 진행하였다. (UX원칙에 대해서도 다음에 작성할 예정이다)
기획 및 디자인을 하기 전, 프로세스가 없다고 가정해 보자.
내부 팀원끼리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각 단계에서의 최선으로 효율적인 방식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디자인에 대한 충분한 근거와 논리가 부족하여 확신을 가지기 어려울 수 있다.
디자인도 설득의 과정이다. 무조건 프로세스의 전 과정을 강박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각 프로젝트 별 가장 필요한 단계를 잘 선별하여 수행한다면 더욱 단단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