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음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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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잔 속 별빛〉
__ / 새벽 12:35
오늘 곡 하나가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막차였다.
늦은 밤 플랫폼.
발걸음 몇 개.
지하철이 들어오는 바람 소리.
도시에서 하루를 마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
완행열차 같은 밤을 생각했다.
천천히 가는 밤.
그런데 이야기를 풀다 보니
장면이 조금 바뀌었다.
퇴근한 사람들이
집으로 가기 전에
잠깐 멈추는 곳.
포차.
형광등 아래
플라스틱 의자
파전 김
막걸리 잔.
처음에는 외로운 도시를 떠올렸는데
생각해 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은 피곤하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니다.
웅성웅성
잔이 부딪히고
누군가는 웃는다.
그래서 이 노래의 감정도
조금 바뀌었다.
외로움이 아니라
버틴 사람들의 밤.
그리고 가사 속 장면은
하나로 모였다.
막걸리 잔 속 별빛.
술이 흔들리면
별빛도 흔들린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별빛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보낸
사람들의 순간일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코러스의 단어는
“웃는다” 대신
“흔들린다”가 되었다.
잔도
기억도
사람의 입도
조금씩
흔들린다.
우리는 매일
조금 흔들리면서
하루를 지나온다.
지금 웃고 있는
내 입도
아마 조금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외로운 도시의 노래가 아니라
버틴 사람들의 작은 축하 노래다.
잔 한 번
부딪히고
웃음이 퍼지고
막걸리 잔 속
별빛이
아직
흔들린다.
오늘의 상태는
도시의 밤이었다.
고독만 있는 밤이 아니라
사람들이 잠깐 웃는 밤.
이것도
36.5도의 한 장면 같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밤.
나를바라보는창
오늘 하루의 별빛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어떤 순간을 흔들며 이 밤을 지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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