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은 상대를 더욱 나쁘게 만든다

나의 경험을 앞세우지 마라(100-19)

by 너라서러키 혜랑

비난이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 비난은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 나쁘게 말함’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비난은 단지 정의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날 선 칼처럼 상대방의 자존심을 베고, 관계의 틈을 벌리는 도구가 될 때가 많다. 비난이란 가벼운 말 한마디처럼 보이지만, 그 여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는 과연 비난을 통해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비난의 현실과 한계


아버지의 기일과 월마감일이 겹쳐, 친구는 어쩔 수 없이 중요한 업무를 동료에게 부탁해야 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상사의 ‘지적 아닌 지적’을 초래했고, 그로 인해 친구는 출근이 싫어지고 회사 일에 흥미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생각했다. 비난은 정말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아니면 상대를 더욱 침체로 몰아넣을 뿐일까?


이 친구는 상사의 비난으로 인해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었다. 완벽을 추구하며 실수를 인정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이미 힘들었는데, 상사의 비난은 그를 더 깊은 고립감으로 밀어 넣었다. 친구는 말했다. “비난하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고운 말로 편안하게 대화를 시도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비난의 악순환


비난은 의도와 결과가 어긋나는 대표적인 행위다. 비난은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변화시키려는 목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비난은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오히려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게 만든다.


아이에게 “왜 이렇게 덜렁대니?”라고 말하는 순간, 그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돌아보기보다는 억울함과 분노를 느낀다. 회사원이 “넌 왜 이렇게 자주 지각해?”라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보다는 핑계를 댈 가능성이 높다. 비난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문제를 더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혹시 나는 어설픈 비난으로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문득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혹시 나는 누군가의 가슴에 어설픈 비난으로 비수를 꽂고 있지는 않았나? 상대방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때로는 비난이라는 무기로 변해, 정작 상대에게는 상처만 남기지 않았는가? 이런 물음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상대방이 잘못을 했다고 생각할 때, 나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 잘못을 지적해 왔는가?


비난 대신 공감을


비난 대신 공감을 선택할 때, 관계는 비로소 변화한다. 한 교수의 일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지각한 학생에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도 힘들었겠구나. 다음에는 더 여유 있게 준비해 보는 건 어때?” 이 한마디는 비난 없이도 학생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상대의 마음을 닫게 하는 비난 대신, 따뜻한 말 한마디가 관계를 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친구의 사례 역시 비난보다 공감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상사가 “이번 월말 마감이 힘들었겠지.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보자”라고 말했다면, 친구는 자신의 노력과 어려움을 인정받으며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려 했을 것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


비난은 가벼운 말로 시작될 수 있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내가 지금 하려는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비난의 자리에 공감과 이해를 채워 넣어야 한다.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칼날 같은 비난이 아니라, 다독이는 말과 공감이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한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통해 배우는 과정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기 전에, 우리가 던질 질문은 분명하다. “이 말이 그 사람에게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 그 답은 비난 대신 공감이라는 깨달음을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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