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으로 가는 길, 고독과 함께

고독을,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100-18)

by 너라서러키 혜랑

고독을,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것은 어떤 순간에,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를 찾아오며, 언제나 우리가 맞닥뜨려야 하는 감정이다. 나는 처음 ‘갱년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이 나에게 얼마나 낯설고 불편하게 들렸는지 기억한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식들이 모두 집을 떠나고, 집안은 조용하다. 그 정적 속에서, 나는 자발적으로 고독을 선택했다. 그러나 그 고독은 점차 우울이라는 감정으로 변해간다. 중년의 ‘공동화’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떤 이는 자식들이 독립하면 외로움도 사라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얼마 전, 손주가 20여 일 동안 우리 집에 있었던 날들을 떠올려본다. 그때, 집안은 정말 따뜻했다. 아이가 뛰어다니며 웃던 소리, 그리고 그 웃음 속에 퍼졌던 봄날 햇살 같은 온기… 그때, 그 순간만큼 집안이 가득 찬 행복은 없었다.


그러나 그 따뜻한 시간은 지나갔다. 내 친구는 언제나 바쁘다. 하루는 아르바이트, 또 하루는 댄스 동아리, 그 다음 날은 꽃꽃이 동아리까지. 그녀는 삶의 모든 순간을 꽉 채운다. 그 속에서 삶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가며, 스스로를 가꾸며 살아간다. 나는 그런 친구가 부럽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그녀의 삶의 태도가 부럽다.


나이 들어가면서도, 고목처럼 흔들리지 않고 변화와 시간을 긍정적으로 끌어안으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다. 어떤 것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녀는 그 모든 과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소화하며 살아간다. 그 모습에서 나는 경이로움을 느낀다.



나는 신체의 변화, 호르몬의 변화, 그리고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고독을 맞이한다. 그러나 이 고독은 단순히 외로움이 아니다. 나는 그 변화들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여러 문제들을 직시하려 한다. 남편과의 대화 부족, 자녀들이 바쁘다는 사실에서 오는 서운함, 그리고 삶의 작은 갈등들. 그런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마다, 나는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려 애쓴다. 나에게 주어진 이 변화의 시간을 통해, 나는 나를 더욱 돌아보며 살아가려고 한다.


노년을 향해 가는 이 길에서, 나는 매일 내 삶을 되돌아본다. 아직 완성된 인생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나는 그 과정 속에서 나를 빚어가고 있다. 나는 완성되지 않은 나를 고백하며 살아간다.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지만, 나는 그 시간 속에서 나를 점점 다듬어간다.




나이테처럼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나는 점점 더 나를 알게 되고, 또 다르게 살아간다. 그저 일상 속에서 나를 빚어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내 노년이 그 시간들을 더욱 풍성하게 품을 수 있는 삶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을 만나고, 그 고독 속에서 진정으로 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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