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했나?”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이 찾아왔다. 잠시 돌아본 지나간 시간의 끝에 남아 있는 것은 돈이라는 자산뿐이라고 여겼다. "내가 얼마 되지도 않는 이 돈을 위해서 여태껏 그렇게 열심히 살았나?"그러나 어느 날, 동전의 뒷면을 바라보듯 삶의 또 다른 면을 깨달았다.
곁에 있는 성숙하게 자란 자녀들은 나의 세월이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이었다. 또한, 고단한 삶의 순간들 속에서도 메말라 버릴 것만 같았던 내 마음 한구석에 자라난 따스한 마음의 조각이 꿈털거리며 살아있다 말했다. 그리고 언제나 나를 웃으며 반겨주는 이웃들이 있었다. 돈만이 남은 것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돈이면 다”라며 돈의 힘을 믿는 이들도 가끔은 본다. 그들은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 상대의 마음조차 돈으로 보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삶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데. 돈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없고, 신뢰도 살 수 없는데, 지나온 시간을 되돌릴 수 조차도 없다. 돈으로 관계를 맺으려는 태도는 결국 상대를 소외시키고, 우리 자신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삶을 동전에 비유하자면, 우리는 종종 반짝이는 앞면만을 바라보며 달린다. 동전의 앞면에는 물질적 성공과 부가 새겨져 있지만, 뒷면에는 가족, 이웃, 그리고 우리의 내면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쪽만 보고 산다면, 결국 삶의 균형을 잃고 허망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살면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임을 안다. 내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어디에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결괏값은 다르게 나타난다. 삶을 어떻게 빚어 가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모형이 다르다. 인생을 단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다양한 삶들 속에서 우리는 본다. 돈의 힘을 맹신하는 것은 동전의 한 면만을 보는 것과 같다.
돈은 분명 삶을 편리하게 해 준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성숙한 자녀의 미소, 친구와의 웃음, 이웃의 환대 같은 것들은 돈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보상하려는 태도는 결국 관계를 단절시킨다. 돈은 거래의 수단이지, 마음의 연결고리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를 돈으로 대한다면, 그가 가진 진짜 가치는 우리 손에 닿을 수 없게 된다.
돈이면 다라는 생각은 결국 우리를 빈곤하게 만든다. 삶은 물질로만 채워질 수 없는 빈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 담긴 작은 말 한마디 "당신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너는 할 수 있어!"라고 지지를 아끼지 않는 아버지의 신뢰가 담긴 말 한마디,"긴 시간 운전에 피곤하시겠어요." 씻고 잠시 쉬어요.라고 말하는 부부간의 배려 섞인 말 한마디, 이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행복 조각들이다.
따뜻한 이웃과 가족의 미소, 그리고 메마른 마음속에서 피어난 작은 희망의 조각은 동전의 뒷면처럼 소중하다. 돈만이 아니라 이러한 것들을 지키며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부를 누리는 삶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