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소한 물건 하나가 사람의 일상을 바꿀 수 있을까? 천 원짜리 머리핀, 알록달록한 식탁보, 평범한 소파 커버 같은 사소한 것들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흔히 이런 물건들을 하찮게 여기지만, 누군가에겐 그것들이 일상을 새롭게 빚어내는 마법 같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언니는 다이소에 자주 간다고 했다. "왜 그렇게 좋아하냐"라고 묻자, 거긴 뭐든 다 있어서 좋단다. 빨강, 핑크, 초록처럼 그녀가 좋아하는 화사한 색깔의 소품들이 가득한 곳. 언니는 천 원짜리 머리핀 하나를 내보이며 "이 중에 뭐가 더 예뻐?"라고 물었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엔 빛나는 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머리핀은 단지 핀이 아니었다. 언니의 일상에 밝은 기운을 더해주는 작은 기쁨이었다.
그날, 언니의 방은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머리핀으로 시작된 변화는 식탁보로 번졌고, 소파 커버로 이어졌다. 방 안 곳곳이 알록달록한 색채로 물들었고, 그녀가 좋아하는 소품들 덕분에 방 전체가 화사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단순한 물건들이 만들어낸 이 변화는 언니의 표정과 말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렇게 조금씩 꾸미면, 나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기분이 들어." 언니의 말은 단순한 취향을 넘어 그녀의 삶의 태도를 말해주는 듯했다.
생각해 보면,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일상을 꾸미는 일을 점점 소홀히 하게 된다. 옷도 신발도 장식도 어느 순간 필요성을 잃고, 그저 쌓이는 짐이 될 뿐이다. 그런데 언니는 이런 흐름을 거부했다. 그녀는 작은 소품들을 통해 자신만의 활력을 찾았고, 그것들이 그녀의 정체된 삶에 신선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 변화는 단지 방 안에 머무르지 않았다. 언니의 눈빛과 표정, 그리고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 변화는 나에게도 퍼져왔다. 나도 모르게 언니 곁에서 티 없는 소녀처럼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소소한 변화 하나가 마음 구석구석을 깨우고, 묵은 감정을 밀어내는 힘이 있다는 걸 그제야 느꼈다. 언니의 머리핀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가 일상을 살아가는 방식이자,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이 모든 걸 지켜본 후 나는 깨달았다. 변화는 결코 거창한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변화야말로 우리의 일상을 다른 색깔로 물들일 수 있다. 나 역시 천 원짜리 머리핀 하나로 나를 새롭게 꾸며야겠다고 다짐했다. 단지 소품 하나일지라도, 그것이 나의 하루와 마음을 다른 빛깔로 물들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