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무엇인가?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행위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나의 생각과 너의 생각이 서로 교차하고,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소통의 과정이 바로 대화가 아닐까? 대화는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깊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종종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대화의 주제는 점차 좁아지고, 지나간 경험에 의존하게 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쩌면 진정한 소통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월이 지나며 변해가는 나 자신을 보며, 때로는 그 반복적인 대화에 대한 불안과 함께 내가 정말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나이가 듦으로 사람도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린 시절의 내가, 청소년기의 내가, 그리고 현재의 내가 다르듯이, 우리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런 변화를 느끼지 않으려 해도, 내 몸과 마음은 그것을 피할 수 없다. 때때로, 내가 느끼는 변화는 외면하고 싶을 만큼 두려운 것일 수 있다. 특히 어른들이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하거나, 예전의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 모습을 보면,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변화를 예감한다. 그것은 불가피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대화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나의 경험과 일상에 얽히게 된다. 나의 세계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화의 주제 또한 내 경험 안에서 떠오르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 예전에는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내가, 이제는 점점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주 놀란다. 나는 그저 내가 겪은 일과 기억을 토대로 대화를 이끌어가며, 그러다 보니 상대방에게는 지루함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복되는 대화 속에서, 나는 과연 새로운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진정으로 상대방과의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일까? 그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해마다 설과 추석, 민족의 최대 명절이 다가오면 일가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각자 자신이 겪은 경험을 무용담으로 풀어내는데, 그 이야기는 변함없이 수십 년을 반복된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했던 이야기가 나에게, 그리고 그다음 세대에게도 반복되며, 그 속에서 함께 웃기도,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 변하지 않는 이야기. 같은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대화의 깊이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변하지 않는 것들만큼이나, 변화가 두렵기도 하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때로는 서로의 세계를 열어보기도 한다. 하지만 대화의 소재가 점점 좁혀지고, 내가 겪은 일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그 소통은 점차 단조로워지지 않을까? 진정한 변화는 그 반복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진정한 대화는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나누는 것이며, 그 안에서 서로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대화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만을 반복하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변화를 공유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의미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