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날들이 늘었다. 40을 지나 50을 넘기고, 이제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몸과 마음 곳곳에 불편한 변화들이 찾아온다. 한때는 이런 변화가 두려워 노심초사했지만, 이제는 그것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시간이 주는 모든 흔적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을 활기차게 채워가며 살고자 한다.
젊음은 속도였고, 나이 듦은 방향이다. 젊었을 때는 앞으로만 내달리며 많은 것을 얻고자 했다. 목표는 언제나 더 빨리, 더 많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돌아보게 된다. 지나온 길을 곱씹으며 앞으로 남은 길을 천천히, 그러나 충실히 걷고자 한다. 이제는 삶을 이루는 소소한 순간들이 더 귀하게 느껴진다.
젊을 때는 조급함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었다. 하지만 세월은 그것이 착각임을 가르쳐주었다. 조급함이 만들어낸 것은 실수와 후회뿐이었다. 지금은 시간을 다루는 태도가 달라졌다. “시간은 가장 공정한 재산이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그 쓰임새는 각자 다르다.”라는 말을 떠올린다. 젊음의 시간은 소모되었지만, 나이 듦의 시간은 채워지고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와도 괜찮다. 조용히 일어나 책을 펼치거나,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글로 옮기며 시간을 음미한다. 어쩌면 나이 듦은 시간과 친해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남은 시간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하루를 채워가는 것이 곧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길임을 깨닫는다.
50대와 60대는 인생의 황혼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빛나는 저녁놀이다. 달리기보다는 걸음으로, 거칠게 도전하기보다는 온화하게 음미하며 나를 채우는 시간들이다. 하루를 성실히 보내고, 작은 성취를 쌓아가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이제는 한 걸음 한 걸음 인생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야 할 때다.
삶의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고,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걷는 태도다. 서두르지 않고, 실수하지 않고, 천천히 나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을 음미할 수 있다. 인생은 결국 속도나 성과가 아닌, 그 길 위에서 얼마나 충실히 나를 채우는가에 달려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