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

오늘도 감사한 하루 보내세요(100-52)

by 너라서러키야 혜랑

닫혔던 오일장을 시작하듯 밤을 넘어 뜨거운 태양을 품은 아침이 활짝 열렸다. "작고 사소한 일에 행복할 준비가 되셨을까요?" 아침 나는 따듯한 커피 한 잔에 하루를 다 얻은 듯 감사하다. 오늘이 선사하는 행복을 환한 미소로 퍼 늘고 있는 붉은 넉넉함에 고개 숙이지 않을 수가 없다.


손자가 전화를 걸어왔다. “할머니, 유치원에서 받은 선물 보여줄게요. 우리 집에 오세요!” 목소리는 간절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아, 이 어린 손짓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나누고 싶어 하는 그 마음에 괜스레 찡했다. 이 작은 존재가 건네는 말 한마디가 이토록 큰 울림이 될 줄은 몰랐다.


예전의 나는 이런 순간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다. 손자의 재잘거림보다 중요한 일이 많았다. 하지만 세월은 그런 교만을 조용히 내려놓게 했다. 이제는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소중함을 느끼는 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노곤한 오후에 스치는 바람, 그리고 마당 구석에 홀로 핀 들꽃 한 송이. 이 모든 것이 예전엔 지나치던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마음 깊이 새겨 넣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


오랜 친구와 통화를 한 날이었다. “잘 지내니?” 짧은 물음 하나에도 마음이 일렁였다. 젊을 때는 떠들고 웃으며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그저 서로의 목소리만 들어도 충분하다.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된다. 함께 울고 웃던 기억들이 그 간극을 채워주니까. 이런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나는 충분히 풍요롭다.


저녁 무렵, 마당에 앉아 나무 잎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이었다. 그 소리는 부드럽고도 담담했다. 마치 "천천히 살아도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세월이 준 가장 큰 깨달음이 바로 이거다. 나를 스스로 다독이고, 지금 여기에 감사하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작은 기쁨을 찾는 것.


살아가며 많은 것을 잃어왔다. 체력도, 젊음도, 때로는 가까운 이들도 잃었다. 하지만 그 잃음이 나를 작아지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작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배우게 해 줬다. 감사는 잃음 속에서도 삶을 채워주는 유일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손자가 건넨 한 마디, 바람의 속삭임, 친구의 짧은 안부 인사. 이 모든 작은 것들이 나의 삶을 지탱한다. 커다란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내일 아침에도 커피 한 잔을 들고 생각할 것이다. “이 순간에 감사하자.”


작고 사소한 것이 주는 행복. 그것이야말로 나이 듦의 가장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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