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리가 튼튼해야 삶이 열린다

오늘도 걷는다(100-53)

by 너라서러키 혜랑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 우리는 다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을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움직임의 자유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건강과 자립, 그리고 삶의 여유를 내포한다. 이 간단해 보이는 행위는 삶의 근본적인 조건들을 요구한다. 누구나 걸어서 어디든 다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신체, 충분한 시간, 그리고 스스로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자립적 의지가 필요하다.


잘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건강한 삶의 상징이다. 걷는다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의 의미를 넘어선다. 생각해 보라.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어도 소화력이 떨어지면 맛볼 수 없듯, 가까운 공원이 아무리 산책하기 좋은 날씨를 자랑해도 걷기에 필요한 근육과 체력이 없다면 그저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 걷기는 육체적 건강의 지표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 여유와 안정을 반영하는 삶의 중요한 척도다.


광교산. 매주 배낭을 메고 올랐던 그 산길을 떠올려보자. 산의 정상에서 마주하던 광활한 풍경, 산바람 속에서 느끼던 해방감은 삶의 작은 기쁨 중 하나였다. 하지만 어느 날 무릎에서 이상 신호가 찾아와 더 이상 그 길을 오르지 못하게 되었다고 상상해 보라. 좌절감은 예상보다 더 크다. 정상에서 느끼던 성취감과 자유를 잃는 것은 단순히 산길 하나를 잃는 일이 아니다. 이는 삶의 활력과 가능성을 잃는 것과 다름없다.


다리는 단순히 우리를 이동시키는 도구가 아니다. 다리는 삶의 여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튼튼한 다리는 산을 오르고, 도시를 거닐고, 새로운 세상에 발을 내딛게 한다. 반면, 약한 다리는 우리의 세계를 좁히고 선택지를 줄인다. 다리를 돌본다는 것은 결국 우리의 삶을 돌보는 일이다.


더 나아가 걷기는 단순한 신체적 활동에서 그치지 않는다. 걷는다는 것은 명상과 사유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철학자 니체는 "생각은 걷는 자의 발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걷는 동안 우리는 자연과 소통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구상한다. 걷기는 몸의 건강을 넘어 마음의 평화와 지혜를 얻는 중요한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해 다리를 튼튼히 한다는 것은 단순한 건강 관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삶의 방향과 목적을 설정하고,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을 준비하는 일이다. 튼튼한 다리는 단순한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기반이자, 희망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자아실현 #니체 #다리 #광교산 #백일백장 #백강대학 #이동수단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작고 사소한 것의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