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그 바람이 나를 흔든다
《바람과 함께 흔들리며》-의식의 정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 하였으나
나는 안다
바람 속에서도 가지는 춤추고
잎은 떨리고,
그 흔들림으로
생을 살아낸다는 것을
나 또한 그러하다
삶의 고통과 기쁨이
믹서기 속 재료처럼
빙글빙글 돌며
하나의 ‘나’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는 생각한다
불행도, 행복도
모두 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을
무의식도, 의식도
바깥세상의 파동도
결국은 나의 안에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그러므로 나는
흔들리며 걷는다
그러나 내 뿌리는
내 안에 깊다
이 순간조차
나라는 생명의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기를
나는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