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밤

잠 못드는 밤을 위한 노래 〈03화〉

by 너라서러키야 혜랑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밤


“말해지지 않은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갈 뿐이다.”
밤이 되면
말하지 못한 말들이 하나둘 깨어난다.
낮 동안은 괜찮은 척 눌러두었던 마음이
조용히 고개를 든다.
혀끝까지 올라왔다가
입술에 눌린 말 하나.
말 대신 침으로 삼킨 문장.
그 문장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서 모서리를 세운 채 남아
목을 천천히 긁는다.


보내지 못한 말의 무게
나는 그런 밤을 자주 보냈다.
누구에게도 보내지 못한 말들이
나를 대신해 숨 쉬는 밤들.
낮은 불빛 아래
켜지지 않은 채 깜빡이던 카톡 창.
‘···’ 세 점이
모래시계처럼
내 인내를 흘려보낸다.


마음은
마우스 커서처럼 계속 깜빡이고
말은 전송 버튼 위에서 멈춘다.
열릴 듯 말 듯 닫히는 지하철 문처럼
그 말은 끝내 나가지 못한다.


나는 한 문장 안에 갇힌 채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사람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전송하지 못한 말이
곧 나 자신이었다는 걸.
말이 되지 못한 문장들
그 말은 사실
손끝으로는 수백 번 써봤던 문장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소리 내어 읽지 못한 시였다.


누군가에게 보내려다
결국 나에게도 보내지 못한
한 통의 편지.
말은 나오기 전이
가장 아프다는 걸
그때 알았다.


터지지도, 흘러내리지도 못한 채
무게로만 남은 말들이
사람을 얼마나 오래 누르는지도.


그래도, 괜찮은 이유


어쩌면
그 말은 이제
누구에게도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적어도 나는
그 말을 들을 수 있으니까.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문장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문장은
지금도 내 마음 구석에서
낮은 숨소리로 살아 있다.


그리고 어떤 밤에는
그 숨결만으로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오늘의 한 줄


“말하지 못한 밤에도,
마음은 혼자 숨 쉬지 않는다.”



https://youtu.be/ld8CbNEQ_So?si=3EwHz3Wyor01YHQ7



마음 리벨런싱 코멘트



오늘 당신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감정을
가슴에 묻고 있다면,
그건 약함이 아니라
아직 말이 되지 않은 진실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전송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적어도 한 명은 있으니까.
당신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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