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울룰루
울룰루 밤하늘에 지붕처럼 올라가 있는 별을 본 그날,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드는 것들은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것들이라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세상에 중심에서 우리는 만났고 헤어졌다. 그게 다였다. 그러나,
각자의 밤에 나는 너를 머리맡에 두었고, 그러므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었다.
멜번에서 어이없게 비행기를 놓쳐버렸고, 똑같이 비행기를 놓친 너를 운명처럼 만났다.
그렇게 날아간 세상의 중심은 붉은 흙을 홑청 이불처럼 덮고 있는 사막이었다.
캠핑카를 타고 그 중심부를 향해 한참을 달려 울룰루를 마주했다.
울룰루가 하루에 일곱 번씩 색깔이 변한다는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
침낭을 깔고 땅바닥에 누워 우리는 두 밤을 잤다.
별들을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다.
울룰루는 애보리지널 원주민의 언어로 ‘그늘이 머물다 지나간 자리’이다. 그 바위는 구름의 그늘이 드리우면 어둠이 찾아오고, 그늘이 머물다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볕이 와 든다.
카타추타는 그들의 언어로 ‘바람이 머물다 지나간 자리’이다. 협곡을 오르기 전, 길목에서 ‘Valley of wind’라고 쓰인 푯말을 마주쳤다. ‘바람의 계곡’이라는 이름처럼, 그곳의 정상에 서면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칼이 흩날린다.
바람이 머물다 간 자리에는 다시금 새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하여 깎여 다듬어지거나 혹은 새로운 모양이 생겨난다. 그러나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한결같은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울룰루가 색깔이 변한들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나는 너를 내 세계의 중심에 묻었다.
너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졌다.
혼자서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자주 울었다. 왜 그랬어, 살아만 있지… 라고 종종 되뇌었으나, 그것이 잘못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그랬어’에는 너의 선택에 대한 책망이 담겨 있었고, ‘살아만 있지’는 사는 것이 고통이었던 너를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는 모르지만 이해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나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발견하는 대신, 그날을 이후 모든 날들의 이유로 삼기로 했다.
나는 사라진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눈앞에 없어도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아름답지만 무자비했던, 호주 울룰루 여행기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