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끝끝내 존엄합니다

독일 다하우

by 깡아지


"부끄러움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시작합니다.

<인간실격>은 인간의 나약함과 그로 인한 자기파멸을 드러낸 소설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존경하는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 그가 후대까지 각광받는 이유는 그 시대에 필요했지만 모두에게 없었던 자기반성과 책임의식이 그에게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에 죄의식을 가지고, 2차 세계대전과 이념대립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허나 이에 저항하기보다는 자신을 죽임으로써 결국에는 사회 일각에 각성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다자이오사무.jpg 다자이 오사무



시인 윤동주는 <서시>에 씁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출세를 위한 유학길이 아니었음에도 독립운동을 하지 않고 일본에 와 있는 자신을 부끄러워한 윤동주. 그는 그곳에서도 시를 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자신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동ㅈ우.jpg 영화 <동주>



명백히 부도덕한 일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남에게 상처를 입히고서 그런 줄도 모르는 사람들. 인간은 금지되어 있던 선악과를 따 먹은 후부터 자신이 벌거벗은 사실을 부끄러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허나 인간은 훗날 다시 부끄러움을 잊게 된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같은 죄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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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jpg 다하우 수용소



다하우에서 당신은 아팠습니다.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존엄을 가진다"는 것은 '글루미 선데이'가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존엄할 수 없다면 죽음을 택하는 존재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참 소중했을 당신. 당신을 보며 내 소중한 시인 윤동주를 떠올립니다.


저항 한번 못 하고 죽임을 당했을언정, 당신은 끝끝내 존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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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ㅁㅁ.jpg 영화 <글루미 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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