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이미 낙찰받았는데, 갑자기 규제지역?

by 경포티

새 정부 출범 4개월여 만에 무려 3번째 부동산 정책이 나왔다.


일명 '10.15 대책'.


이 대책은 부동산 규제 지역을 확대했다는 게 골자다.


기존엔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만 규제지역으로 분류했었는데, 이번 대책으로 서울 21개 구와 경기 12개 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확대한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 대책 한 방으로 인해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것.


이는 사상 초유의 역대급 규제였다.


물론 시장에서도 조만간 규제지역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대상으로는 집값이 들썩였던 마포, 성동 등 서울 일부 지역만이 거론됐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한 듯, 이렇게 서울 전역과 경기도 상당 부분까지도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는 대부분 예상하지 못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말 그대로 해당 지역에선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매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토지허가거래구역'으로 묶이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빌라까지도 규제의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유주택자가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기존보다 세금적인 부분에서 불이익이 생기게 된다.


앞에서 수차례 언급했듯, 매매사업자의 경우 주택을 취득한 시점으로부터 1년 안에 매도할지라도 77%에 달하는 양도세 대신 6~45% 수준의 종합소득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규제지역 안에서는 다르다. 매매사업자라도 규제지역에선 '비교과세'를 적용받아야 한다.


비교과세는 양도세와 종합소득세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즉, 단기매도를 목적으로 하는 매매사업자의 경우 당연히 70%가 넘는 양도세를 내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매매사업자를 등록하는 유일한 목적이자 혜택이 '단기매도 시 양도세 대신 종합소득세를 적용받는 것'인데, 규제지역에서는 사실상 이 모든 게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아울러 규제지역에서는 취득세도 엄격해진다.


예를 들어 취득세가 비규제지역에서는 2주택 1~3%, 3주택 이상 8% 부과되는데, 규제지역에서는 2주택 8%, 3주택 이상 12%로 중과된다.


이 외에도 규제지역 지정으로 인한 세금, 대출, 청약 등의 변화는 무수히 많다.


이에 상당수의 부동산 투자자, 특히 경매 투자자들은 이번 규제로 인해 서울에서 매매사업자를 영위하기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문제는 이번에도 역시, '규제가 나오기 전 이미 낙찰을 받은 투자자들에 대한 조치는 따로 없었다'는 점이다.


가령 1주택자인 매매사업자가 서울 비규제지역 주택을 경매로 낙찰을 받았다면, 이 집은 이번 규제로 인해 사실상 단기매도가 불가능하다.


즉 낙찰받았을 당시에는 비규제지역으로 분명 단기매도가 가능했는데, 갑자기 등장한 부동산 대책 때문에 집을 못 팔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단기 매도가 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에 예상했던 세금보다 10배 이상을 더 내야 한다면 어느 누가 매도에 나서겠는가.


취득가 1억 원에 양도차익 4000만 원 주택이라고 가정할 시, 300만 원 수준이었던 종소세를 3500만 원 이상의 양도세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럴 경우 취득세, 등기비 등 이것저것 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낙찰자 입장에서는 손해일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을 투자자들이 정확히 인지하기까지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대책이 나온 초기에는 세무사들, 심지어 국세청에서조차도 이 같은 적용 범위를 제대로 모르거나,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해주지 못했다.


이미 정책은 나왔는데, 세세한 적용 범위 등은 그 누구도 모르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차라리 모르기만 하면 다행이다. 정확하지 않은 답을 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지어 국세청에서 운영하는 '국세상담센터'을 통해 관련 답변을 받았을지라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이는 국세청 공식적인 답이 아닌 만큼, 법적 책임과는 무관하다는 이유에서다.


국세청의 공식 답변을 받기 위해선 실명 등 자신의 개인정보를 인증한 후 국세청장의 '사전답변'을 신청해야 된다. 하지만 당연히 이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아무튼 이 같은 부동산 정책들이 과연 의도대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고 집값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겠다. 추후 결과로써 확인해 보면 될 일이다.


다만 대부분의 부동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정책들이 단순히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라기보다는 그저 포퓰리즘식 규제라는 측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럼 나는 어땠을까.


당연히 여파가 있었다. 어떤 형식으로든.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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