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글쓰기 주제를 받고 며칠 동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언제일까? 글을 쓰면 쓸수록 저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고 글 쓰는 것도, 그렇게 몰랐던 저에 대해 경험하고 터득하게 됩니다. 이래서 책도 글도 쓰는 것인가 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혼자 있는 시간입니다.
제가 혼자 있는 시간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인 것이지요. 제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 말입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인
혼자만의 시간은
첫째, 출근과 퇴근하는 시간입니다. 왕복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저의 취향껏 온전히 저의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출근하는 동안 우선 7시 40분에 라디오를 듣습니다. 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프로를 듣습니다. 매일 김용신 님의 읽어주시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글들이 저의 취향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아침 공감'이라는 코너가 아침을 깨워줍니다. 코너가 끝나면 글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선곡도 딱입니다. 라디오 코너가 끝나면 저는 영어 공부 영상을 듣습니다. 영상을 귀로 듣습니다. 해도 해도 늘지 않는 영어인데 느려도 조금씩 성장한다 느껴져 재미가 있습니다. 라디오나 영어 공부나 집에서는 아이들과 남편이 있어 집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를 위해 좋은 글을 감상하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이 참 좋습니다.
둘째 도서관에 가는 시간입니다. 도서관에 갈 생각을 하면 마음이 설렙니다. 가방에 책을 담고 공책을 담고 필통도 담고 저의 마음도 담아 출발합니다. 제 인생 중 도서관을 이렇게 사랑하게 될 거라는 걸 미처 몰랐습니다. 도서관에 가는 길은 오직 도서관만 생각합니다. 오늘 읽을 책과 빌리고 싶은 책을 생각합니다. 중간 쉬는 시간에 마실 커피도 생각합니다. 어제와 오늘 주말이라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하루 종일은 아니었지만 책의 기운을 가슴속에 채우고 와서 내일 월요일이 두렵지 않습니다. 도서관은 제가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은 만큼만 읽을 수 있어 더 좋습니다. 쉬고 싶으면 화장실도 다녀오고 카페도 다녀올 수 있습니다. 빌리고 싶은 만큼 책도 넣어 집에 돌아옵니다. 도서관은 저를 채워주는 충전소입니다.
셋째, 걷는 시간입니다. 저녁을 먹고 한숨 돌린 후 한 시간 정도 걷기를 합니다. 온전히 저의 두발에 의지하여 땅을 밀어냅니다. 가장 기본이며 가장 소중한 활동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걷는 것뿐인데 걷고 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며 잘한 일과 후회되는 일들을 생각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그런가 봅니다. 걷기는 하루 종일 복잡했던 마음, 속상했던 마음, 슬펐던 마음을 들어주는 친구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출퇴근을 하는 시간, 도서관 가는 시간, 걷는 시간입니다. 혼자를 만끽하는 시간은 옆에 가족이 있어 가능한 시간입니다. 저만의 시간을 갖고 저의 마음을 충전하는 시간은 꼭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이 듭니다. 자기만의 동굴 하나쯤은 다들 갖고 계시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혼자를 즐기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