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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Oct 27. 2023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선생님들 글 쓰는 모임에 첫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매일 주저주저하다가 오늘 드디어 한 발짝 실행에 옮겨보았습니다. 걱정도 되지만 걱정은 아직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니 겪다 보면 하나씩 뭔가  눈에 보이는 것들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주 주제는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음식에 정체성을 담는다면?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밥입니다. 가장 흔하고 동네 어느 분식점에서 든 모두 파는 김밥입니다. 김밥은 모두 아시는 것처럼 김밥에 여러 가지 재료들을 넣고 돌돌 말아서 만드는 음식입니다. 방법이 간단해서인지 집집마다 김밥 맛의 가지각색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김밥은 먼저 갓 지은 따뜻한 쌀밥에 지단을 얇게 잘라서 수북이 쌓아줍니다. 당근을 얇게 채 썰어 기름에 볶아 계란 옆에 자리를 잡아 놓지요. 스팸을 얇고 길게 잘라줍니다. 두꺼우면 너무 짜서 김밥 전체의 간이 틀어집니다. 초록을 담당하는 오이는 가늘고 길게 채를 쳐서 소금, 설탕, 식초에 담갔다가 물기를 빼서 올려줍니다. 이제 마트에서 사 온 노란 단무지와 우엉을 올려줍니다. 그리고 뻘건 고추장에 볶은 오징어채나 참치, 볶은 소고기를  얹어 돌돌 말아 주면 완성입니다.




김밥은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소풍 가는 날은 무조건 김밥입니다. 평소에 자주 먹지 않던 음식이라 소풍날만은 마음껏 김밥을 먹었습니다. 꼭 체해서 아랫집 할아버지께 손과 발을 바늘로 땄던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때의 김밥은 지금처럼 재료가 다양하지도 않고 분홍색 소시지가 들어갔던 김밥이었지만  그때의 김밥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김밥을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봅니다. 


김밥이 좋은 이유 첫째는 맛있습니다. 혼자 먹어도 맛있고 친구랑 먹어도 맛있고 가족과 먹어도 맛있습니다. 집에서 먹어도, 분식집에서 먹어도 맛있습니다. 참치김밥도, 치즈김밥도 소고기 김밥 도 맛있습니다. 일반 김밥도 꼬마 김밥도 맛있습니다. 누드 김밥도 맛있습니다. 맛없는 김밥은 없는 것 같습니다.


둘째는 김밥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저의 엄마께서는 김밥 재료를 손질해 놓으시고는 저의 4남매를 불러 김밥을 같이 만들었습니다. 취향껏 재료를 넣어서 김밥을 말았습니다. 자신이 만든 김밥에 참기름을 발라 바로 썰어서 먹었습니다. 재료가 덜 들어가도 많이 들어가도 모두 맛있었습니다. 우리 4남매의 추억이 깃들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옆구리가 터져도 서로 웃으며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저의 아들들을 데리고 김밥을 만듭니다. 익숙지가 않아 옆구리가 터져도 맛있는 재료만 골라 넣어도 아들들과 만드는 김밥이 아주 맛있습니다.




입맛도 유전인가 봅니다. 김밥은 아들들도 제일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저의 엄마 생일날에도 며느리가 제일 먼저 준비하는 요리가 김밥입니다. 저의 생일에도 뭐 드시고 싶으세요? 하고 묻는다면 '김밥'하고 말할 것입니다. 저는 김밥을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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