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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Aug 03. 2020

수원화성 20000보 걷기

수원 권선동 마중공원에서 출발하여 수원화성

2020의 장마는 너~~~무 길다.

장마 때문에 걷기도 멈추는가 했는데 언니와 동생이 비가 와도 폭우만 아니면 함께 걷자고 연락이 와서 오늘은 비를 뚫고 우리 여자 셋이서 걷는다.  우산도 챙기고 마스크도 챙기고 우리의 시작은 권선동 아이파크부터 마중공원을 지나 수원천을 따라 걷다가 수원 화성의 팔달문(남문), 화성행궁, 화서문(서문), 장안문(북문), 방화수류정, 연무대, 창룡문(동문) 그리고 다시 남문까지로 잡았다.


 비가 오는 마중공원은 역시나 사람이 없다. 비가 와서 바닥에 여러 곳 웅덩이도 있고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기분은 너무 좋다.

마중공원을 출발해 장다리천을 따라 걷다 보면 시에서 분양한 작은 주말농장도 있고 다양한 벤치들도 많고 운동기구도 많다. 역시 여러 번 걸어보아야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장다리천이 경수대로와 만나면 장다리천은 없어지고 길만 눈에 띄는데 왼쪽 방향으로 세로고가를 쭉 따라가다 보면 수원천과 만나게 되어있다.  이 수원천은 수원 중심부를 흐르는 천이라 계속 따라 걷다 보면 수원의 중요 문화지를 다 만날 수 있게 된다.



수원천은 수원의 가운데를 흐르기 때문에 다리가 정말 많다. 중심지로 갈수록 수원화성의 모양과 화성행궁의 조형물들이 많이 전시되어있다. 걷는 중에 다양한 조각상들을 감상하는 것도 수원천을 걷는 하나의 보너스다.

수원의 영동시장과 지동시장을 거치면 수원 통닭거리가 왼쪽 편으로 나타나고 그때 하천변에서 길 위로 올라와 왼쪽으로 쭉~~~직진하면 바로 화성행궁이 모습을 드러낸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현륭원에 행차할 때 임시 거처로 사용하던 곳으로 그 어느 행궁보다 크고 웅장하였으며 활용도도 높아 경복궁의 '부궁'이라는 말까지 생겨난 곳이다. 정조 18~20년에 화성을 축성하고 팔달산 동쪽에 행궁을 건립했는데 평상시에는 유수부(지금의 시청) 관청으로 사용되던 곳이다.(다음 백과사전)


화성행궁에 도착한 것이 9시 3분인데 9시부터 입장객을 받는다고 한다. 일반은 1500원이다. 우리도 3장을 티켓팅하고 입장한다.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보냈지만 그 당시에는 행궁이 복원이 안돼어 있어서 행궁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각보다 넓고 일반 기와집과는 구조와 규모가 역시 다르다.


화성행궁에서 10분 걸어가면 장안문이 보이고 장안문 가는 길이 이제 개발이 되는 것인지 1층에 다양한 음식점들과 카페들이 새로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화서문(서문)은 내가 고등학교 때 잠시 살던 곳이어서 그런지 30여 년이 흘렀어도 익숙함이 남 다르다. 상가들은 거의 변함이 없고 그때의 잔디밭도 그대로 있고 나만 변해버린 것만 같기도 하다.



장안문(북문)은 30여 년 전에는 나름 수원에서 핫플레이스였었는데 지금은 그냥 유적지의 한 부분일 뿐인 것 같다. 비도 와서 그런지 더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장안문 앞에는 197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만두집이 있다. 그 앞집은 1975년부터라는데 나는 77년부터 한 이 집을 주로 간다. 오래간만에 왔는데도 변함이 없다. 쫄면과 김밥, 만두를 시켰다. 이 집은 다른 것은 잘 모르겠지만 군만두는 정말 적당히 바삭하게 잘하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북문에서 성을 따라 걷기로 한다. 서문에서 성벽 위로 올라가려 했지만 공사 중이라 그렇게 하지 못했다. 북문에서는 성 밑으로 차도 가고 우리도 걸을 수 있다. 북문에서 방화수류정으로 가는 길에 예쁜 카페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나 보다. 방화수류정에서 왼쪽 위로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연무대도 나오고 동문도 보인다.


연무대는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蒼龍門)'과 북쪽 수문인 '화홍문(華虹門) 사이의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방이 트여 있어 화성의 동쪽에서 성 안을 살펴보기에 좋은 군사요충지이다. 1796년에 수원화성이 완공된 뒤, 연무대는 병사들의 훈련장이었다. 칼과 창, 활을 다루는 공간으로 200년이 넘은 소문난 활터이다. 또한 연무대는 사직공원(社稷公園)의 황학정(黃鶴亭), 남산의 석호

정(石虎亭), 전주의 천양정(穿楊亭)과 더불어 유서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다음 백과사전)


연무대를 지나자 비가 쏟아진다. 요사이 장마가 특이하게도 비가 계속 오는 것이 아니라 폭우가 시간당 100미리비가  왔다가 개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벌써 2주 이상 계속 그렇다. 우리나라도 열대로 변해가는 신호인 것도 같고 불안한 마음이 있다.

동문을 거쳐 남문으로 향하며 비가 조금 왔지만 이렇게 비가 와서 더 운치가 있어 보이고 얼굴도 타지 않아서 더더욱 걷기에 좋았던 것 같다. 수원화성을 한번 걸어봐야지 하며 제대로 걸어보지 못했는데 오늘 전체는 아니더라도 중요 화성 문화유적지를 걸어보며 눈으로 새겨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다음에는 남문에서 수원 팔달산으로 올라가 도청 옆부터 쭈욱 걸어 봐야겠다.

오늘도 나의 걷기 투어는 아주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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