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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Nov 25. 2023

도토리 키재기

"선생님 ○○이가 놀려요"


"뭐라고 놀려?"


"키가 작다고 놀렸어요"


 ○○이를 불렀습니다.


"○○아 친구에게 왜 키가 작다고 놀렸어?"


"선생님, ★★가 먼저 놀렸어요!"


"뭐라고 놀렸는데?"


"저보고 키가 작다며 도토리라고 놀리잖아요"





웃음만 나왔습니다.


제 옆에 있던 같은 반 친구도 웃고 있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지환아 너는 왜 웃고 있어?"


그 친구는 말하기가 그런지 계속 웃고만 있습니다. 



"친구들 이리 와봐, 나란히 서봐"


손으로 키를 재어 보입니다.


"선생님이 보기엔 도토리 키재기인데"


옆에 있던 친구가 더 크게 웃습니다.


"지환아 선생님 말이 맞아?"


"네!"



놀린 친구들은 저희 반 친구 중에  키 번호 2번과 3번 친구들입니다. 2번과 3번 친구들끼리 서로 도토리라고 놀리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물론 악의 있게 놀린 건 아니라는 걸 알지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두 친구는 키 문제로 서로 놀리지 않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서로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습니다. '도토리 키 재기'라는 말에 서로 웃기도 했습니다. 초등학생의 싸움은 거의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누가 잘못을 했다고 이르면, 상대만의 잘못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잘잘못을 밝히기 시작하면 결국 이른 친구와 신고 당한 친구가 모두 잘못으로 판결이 납니다. 결국 모두 사과를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러고는 또 사이좋게 놉니다. 초등학생의 싸움은 결국 놀이의 연속입니다. 놀다가 싸우고, 싸우다고 또 노는 사이가 됩니다. 


방과 후 하루를 정리하며 "도토리 키재기"를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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