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으로 물들었다

투자초보

by 지금

시작한 지 두 달가량 되었나 보다.

누구든 다 한다는... 나도 해보고 싶기도 했다. 이 나이 먹도록 주식은 쳐다본 적도 없었다. 여유돈은 그냥 은행에 저금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 줄 알았다.

처음이라 고민 없이 남편이 추천한 회사로 남은 용돈을 털었다. 먼저 어플을 다운로드하였다. 나는 농협을 주로 이용하니 농협과 관련된 어플을 다운로드하였다. 후에 동생이 그러는데 수수료가 저렴한 키*증권을 많이들 이용한다고 한다. 아는 게 별로 없지만 요사이는 비대면으로 개설해서 수수료는 비싸지 않은 것 같다. 어플의 여러 곳을 클릭하며 잔기 능 들을 익히고 드디어 sk*을 10주만 매수 준비를 했다. 첫 매수를 하는데 심장이 조마조마. 정말 이걸 누르면 주문이 되는 걸까?. 클릭과 함께 '주문이 성립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구나.

처음 마음은 사놓고 '노후를 위해 한 15년 기다리리라. 그냥 묻어 둘 거야'. 항상 계획과 달리 매일 수시로 어플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나의 주식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말이다. 15년을 어떻게 기다린단 말인가... 매일 눈으로 확인을 하고 있으니 사고 싶은 종목도 생겼다. 그런데 사고 싶은 종목은 너무 비쌌다. 겨우 1주만 샀다. 다행히 내가 산 종목이 매일 빨간색이고 자꾸자꾸 올라간다. 이런 기쁨이...

지난 금요일 생각보다 가격이 높다. 그냥 팔고 신경 쓰지 말까?. 매일 확인하고 생각해야 되고 뭘 자꾸 사고 싶은 생각이 드니 이것도 즐겨야 하는데 나는 일이 늘어나는 것 같고, 고민하고...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누라 주식 봤어?. 가격이 최고가인 것 같아. 파는 것 어때?. 역시 우리 남편이다. 나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있었나 보다. 아무렇지 않게 나는 아니야 그냥 가지고 있을 거라고 말했다. 남편은 그러라고 했다.

월요일 나의 종목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남편의 말이 맞는가 보다. 파란색이다. 지금 팔아도 금요일 시세에는 못 미치지만 꽤 벌었는 걸!. 매도를 이렇게 하면 되는 거지? 역시 매수 때처럼 첫 매도의 순간은 너무나 떨렸다. 이번 달 용돈을 벌었다. 이렇게 투자 아닌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동생과 이야기하는데 동생은 아들들 용돈통장에 모인돈을 모두 주식에 투자해서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되면 증여할 생각이라고 한다. 예전부터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내가 흘려들었고 관심이 없으니 무시했었는데 나도 우리 아들들에게 어릴 때부터 투자에 대해서 설명하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 간다면 나이 서른이 되었을 우리 아들들은 경제적으로 조금이나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하루라도 빨리 주식을 사고 싶어 졌다. 이제 나를 위해가 아닌 아들들을 위해 종목을 찾기 시작했다. 세상이 코로나 19로 인해 기업들이 다들 어렵고 경제도 어렵지만 개미들이 모두 주식에 투자들을 하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가격대가 높은 것 같다. 드디어 아들들 반을 투자해 바이오회사 주식을 샀다. 나름 잘한 거라고 생각을 하며 뿌듯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내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어제 사고 나서부터 아들들의 주식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내가 번 돈보다 2배 더 떨어지고는 2주째 회복을 못하고 있다. 이런 게 주식인 거구나. 나름 생각을 많이 하고 미래를 생각하고 샀는데 내가 너무 높은 가격에 구매를 했나 보다. 차라리 내 돈으로 투자했다면 이렇게 아들들에게 미안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팔 수도 없고... 남편은 언젠가는 오를 것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하는데 난 그렇지 못하다. 아들들아 지금은 미안해.

아들들에게 미안한 것은 그렇고 난 또 어제 나의 용돈으로 또 구매를 했다. 이번엔 나의 생각으로만 2가지 종목을 구매했다. 물론 용돈으로 말이다. 남편에게는 그냥 이 종목 샀어라고 알렸다. 남편은 잘 산거 같다고 했지만 하루가 지나며 다시 모두 파란색으로 변했다. 파랑인지 빨강인지에 이렇게 민감하기는 내 생애 처음인 거 같다.

인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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