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큰아들이 다시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다 같이 저녁을 먹는 시간이 힘들어졌다. 중2가 되어 본격적으로 시험이라는 세계로 입문을 시작한 아들은 2학기가 되면서 약간 불안해 보이기 시작했다. 05년생인 아들은 초등학교 6년을 시험 없이 학교 생활을 보냈고 중학교 1년 동안은 새로 생긴 자유 학년제로 맘껏 자유를 느낀 세대인 것이다. 물론 중간중간 수행평가라는 시험은 있었지만 무게감 있는 중간이나 기말고사 제도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대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중2가 되어 첫 시험을 치르고 집에 왔을 때가 생각난다.
"아들 시험 잘 봤어, 힘들지"
"엄마 수학시험 망했어요. 수학 서술형 문제를 너무 못 풀었어요. 아는 문제도 못 풀었어요"
"왜?"
"제가 시간 배분을 못해서 뒤에 문제를 못 풀었지 뭐예요"
아들의 말을 듣는 순간 아차 싶었다. 중학교를 미리 보내본 언니들이 다들 하는 이야기가 학원을 안 다니는 친구들은 시험 보기 전에 시간 분배에 대한 연습을 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말이다. 이 무능한 엄마가 주의 사항을 듣고도 그냥 흘려보낸 것이다. 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들은 첫 시험을 준비하며 나에게 이런 말들을 했었다.
"엄마 너무 한 것 같아요. 한 번도 시험을 안 봐서 그런지 너무 불안해요. 1학년 자유 학년제 일 때 학교에서 연습 시험을 보았으면 참 좋았을 것 같아요. 갑자기 2학년 되면서 시험을 보고 내신이 적용된다니 시험에 대한 느낌이 없어서 너무 걱정돼요"
아들은 그렇게 혼자 계획도 세우고 시험도 겪으면서 중간과 기말고사를 겪고 공부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들은 사실 5학년 때까지는 나름 영어학원을 열심히 다녔었다. 6학년이 되면서 엄마 저는 그냥 혼자 공부하고 싶어요 하고 말하길래 그러라고 허락을 했다. 아들 성격상 놀기만 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러라고 했고 또 나름 혼자 중학교 대비 문법책을 사서 완독 하기도 했었다. 그런 아들이라 믿고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방학이 끝나자마자 나는 아들에게 학원을 다녀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아들은 나름 학원정보를 친구들에게 수집하고 있었나 보다. 시험을 위해 나름 열심히 공부했는데 원하는 점수가 나와 주질 않았다. 스스로 100점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하고 뭔가 아쉬움이 계속 남는 그런 느낌, 기회는 이때다 싶어 다음날 바로 테스트를 받고 학원에 등록을 했다.
"엄마 저는 중학생치고 정말 원 없이 행복하게 지금까지 잘 보낸 것 같아요. 이제는 공부를 시작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제가 많이 놀았죠. 감사해요"
그렇게 생각을 해주니 나도 너무 고맙다. 이제 공부에 대한 시동을 걸 때가 된 것 같다.
아들은 그렇게 중2 9월부터 영어학원 생활을 시작했고 11월부터는 수학학원도 시작을 했다.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들 친구들이 모두 아들 학원을 하나둘씩 따라가기 시작했다. 아들은 학원빨이 정말 딱 맞아떨어지는 학생이다. 학원을 다니며 아들은 이런 이야기도 한다.
"저는 학원에 딱 맞는 스타일 같아요. 학원을 다니면 공부를 못할 수가 없어요"
"학원은 제가 집에서 공부할 때보다. 공부의 양이 10배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엄마 학원 시작을 잘했어요"
아들은 다행히 적응을 잘했고
성적이 기대하는 만큼 나오기 시작했고
친한 친구들이 모두 영어와 수학 학원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아들 공부는 중2부터 시작이야
지금부터야
늦지 않았어(아들은 약간 늦었다고 생각함)
이제 공부에 대한 시동을 걸고 조금씩 속도를 붙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