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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May 04. 2023

출석이 뭐길래? 결석해도 됩니다

오늘도 저희 반 친구 한 명은 결석이고, 두 명은 4교시 마치고 조퇴했습니다.

요사이 코로나와 독감, 그리고 감기까지 기본 3명의 친구들이 결석이거나 조퇴를 합니다.


결석한 친구는 3일째입니다. 독감이 걸렸거든요.

조퇴한 친구들은 어제부터 배도 아프고, 목도 아팠다고 합니다. 어제보다 증상이 심해진 것 같더라고요.

더 아프기 전에 부모님께 전화드리고 조퇴시켰습니다.


예전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결석을 한다는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환절기 때마다 열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그때마다 아빠는 저를 데리고 학교에 갔습니다. 출근한 선생님을 뵙고 병원을 데리고 갔지요. 아파도 학교에 꼭 가서 말씀드리고 조퇴를 한 것이지요. 

아픈데 왜 그렇게까지 했나? 생각을 해봅니다.

어른들은 '성실'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하셨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을 좋아하고, 회사 시험에서도 성적이 높은 친구들을 뽑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요!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성실하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엉덩이를 딱 붙이고 버틴다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참아가며 목표를 향해 노력한다는 것이라고요. 그래서 성실해야 한다는 것은 결석도 허락을 못하는 것 아니었을까 나름 추측을 해봅니다.


지금 교사인 저는 아이들에게 매일 설명합니다. 

"애들아, 아프면 선생님에게 연락하고 안 오는 거야"

"선생님 때는 개근상이라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 없어요"

"아픈데 학교 오면 너무 힘들잖아. 꼭 연락하고 쉬는 거야"


학교 마치고 집에 온 아들이 얼굴이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 너무 피곤해 보이고, 목 왼쪽이 부어서 목이 두꺼워진 듯 보이더라고요. 오늘 쉬라고 했더니 조퇴한다고 학교에 갔는데 조퇴를 못한 것 같았어요.


"아들 오늘 병원 다녀왔어?"

"엄마 정말 우리 선생님 너무 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조퇴한다고 했더니 조퇴는 절대 안 된대요. 간신히  외출 달고 병원 다녀왔어요"

"아프다는데 우리 선생님은 조퇴를 왜 안 시켜주시는 걸까요?"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말을 쏟아 내네요.  

선생님에 대한 불만이 머리 위까지 솟았나 봅니다. 교복 넥타이도 책상 위에 던져버립니다.

친구도 어제부터 토하고 열이 났다고 합니다. 오늘 그 친구도 조퇴하려고 했는데 조퇴를 안 시켜주셨다고 합니다. 그 친구의  부모님이  전화를 드렸는데도 말입니다. 그 친구도 결국 조퇴를 못했다고 합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성실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일까요? 

고등학생이라 열심히 공부하라고 학교에 잡아 놓으시려고 그러시는 걸까요?


아마도 고등학생이라 꾀부리지 말고 공부하라는 뜻이겠지요.

출석이 뭐길래?

초등학생은 결석해도 됩니다. 

담임선생님께 연락드리고, 서류만 잘 제출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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