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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사삼 Aug 18. 2019

세상은 넓고 교수는 많다

김박사넷으로 들여다본 별별 교수들

너네 교수님은 어떠셔?


우리 학교 사람들은 교수 얘기를 참 좋아했다. 나도 그랬다. 친구들을 만나서 서로의 지도교수에 대한 썰을 풀며 열띤 평가(?)를 내리는 것이 나름 큰 낙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박사넷이라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지금은 대학원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발전했지만, 초창기 김박사넷의 핵심 기능은 대학생, 대학원생의 교수 평가였다. 이 서비스의 인기는 정말 엄청났다. 내 친구들도 지도 교수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서, 또는 울분을 표하기 위해서 김박사넷으로 달려갔다.



김박사넷에 여러 매력포인트가 있지만 역시 가장 큰 꿀잼 포인트는 교수(+연구실)의 능력치를 오각형의 방사형 그래프로 표현해준다는 것이 아닐까. 김박사넷의 방사형 그래프는 교수의 능력치를 이 다섯 가지 스탯으로 표현한다.


- 인품

- 실질 인건비

- 논문 지도력

- 강의 전달력

- 연구실 분위기


자 그럼 내가 인상 깊게 보았던 교수님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다 실존인물이다.




유형 1 : 그저 빛


유형 2 : 평균


유형 3 : 잘못된 만남


유형 4 : 걸어 다니는 책


유형 5 : 행복을 돈으로 사보았다.


유형 6 : 가족 같은 연구실을 꿈꾸다 진짜 가족이 됨.


유형 7 : 부메랑 (학회는 돌아오는 거야!!!)


유형 8 : 진정한 낚시꾼은 잡은 고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


유형 9 : 흥부


유형 10: 놀부


유형 11 : GDP가 2,000달러인 부탄은 어떻게 행복지수 1위 국가가 되었는가


유형 12 : 버뮤다 삼각지대


유형 13 : 학부는 버린다


유형 14 : 철저한 비즈니스


유형 15 : 2시 35분.


유형 16 : 고기를 잡아주지도, 잡는 법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유형 17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명장이 부임했다.


유형 18 : 단데기


유형 19 : JUST DO IT



온갖 오각형들을 보며 많이 웃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김박사넷이 있기 전에 얼마나 많은 대학원생들이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연구실을 선택했을지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연구실을 잘못 선택한 친구들이 겪는 고통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아왔기 때문이다.


연구실을 떠난 사람은 봤어도 연구실을 바꾼 사람은 못 봤다. 그리고 떠난 사람들은 다들 학계에 쉽게 다시 발을 들이지 못한다. 웃기지 않는가. 연구실 한 번 잘못 선택했다고 뜻을 품은 학계를 떠나야 한다.


그만큼 교수와 연구실을 선택하는 것은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심사숙고 끝에 내려져야 할 결정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김박사넷의 도전이 반갑다. 아무쪼록 김박사넷을 비롯한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대학원의 많은 부조리에 경종을 울려주길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지도교수와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세상의 많은 대학원생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사항 1 : 신변 보호를 위해 각 방사형 그래프에 해당하는 교수와 연구실은 밝히지 않습니다.


참고사항 2 : 이 글을 지도교수와의 문제로 학문의 뜻을 접게 된 제 친구 H를 위해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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