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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민 Apr 08. 2024

다이슨의 축적형 혁신과 PM의 자세

'5126번의 실패에서 배운 삶'을 읽고

1. 최근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을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다.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를 보면 세상은 로봇, 인공지능, 우주, 신재생 에너지 등 혁신적인 기술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타나고 있다. 그런 세상 속에서 이커머스의 주문이 잘 발생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제품을 고민하는 스스로가 불안할 때가 있었다.



2. 그러던 중 우연히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의 책 '5126번의 실패에서 배운 삶'을 읽게 되었다. 5,126번이라고 하면 다이슨의 여러 제품군에서 발생한 시행착오 같지만, 이것은 다이슨이 1983년에 최초로 발명한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 시제품을 발명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 횟수다. 5년간 5,126번의 시도를 하고, 5,127번째의 시제품을 성공시키면서 지금의 다이슨의 기틀을 만들었다.

Source - 다이슨 Dyson


3. 보통 제조업, 발명과 관련한 성공 신화에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는 자주 등장한다. 그럼에도 다이슨의 이야기에서 내가 감명받았던 것은 '축적형 혁신'의 정신 때문이다. 내가 앞에서 언급한 로봇, 인공지능, 우주기술을 흔히들 혁신이라고 부른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냈기 때문에, 혹은 산업지형에 변화를 줄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이런 기술은 모두가 혁신이라고 부른다.


반면, 청소기를 조금씩 개량하는 것을 혁신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대표적으로 유튜브에서 애플의 투자 관련 영상을 보면, '팀쿡 이후로 애플의 혁신은 죽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을 이롭게 만드는 것들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이런 성능이었던 것은 없다. 예를 들어, 면도기 기술은 어떤가.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 과거에는 면도기 사용이 어려워서 남자 어른에게 면도하는 법을 따로 배우는 모습이 나온다. 반면 요즘의 면도기 기술은 더 정밀하게 깎으면서도 상처도 덜 나게 깎아준다. 이처럼 점진적인 개선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을 '축적형 혁신'이라고 부른다.



4. 축적형 혁신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예를 들면, 다이슨은 청소기를 개선시켜 가는 과정에서 싸이클론 기술, 배터리 기술 등 여러 가지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 청소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어떻게 하면 더 오래가고, 효율적으로 소비되도록 만들지 개량하는 과정에서 기술력이 축적되었고, 최근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축적형 혁신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쌓는 여러 가지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두가 '혁신'이라고 부를만한 영역으로 나가는 것까지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5. 이런 다이슨의 전기를 읽으면서 크게 2가지 생각을 했다. 하나는 내가 하는 일의 장기적 관점에서의 가치를 생각하게 됐다. 지금 내가 맡아서 하고 있는 주문 프로덕트 역시, 어제와 비교하면 주문 프로세스 중 하나가 달라졌을 수 있지만, 이게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면 어느 순간에는 작년 이맘때보다 판매자들이 더 쉽게,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이 기술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지금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깊게 파고들어 간다면, 어느 순간에는 여기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이 혁신이라 불리는 프로덕트를 만들 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출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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