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표현한 글쓰기 연습
한 여인이 식탁에 앉아 굳게 닫혀 있는 노트북을 열어 채친다. 책상 위엔 어제 먹다 남은 비스킷을 함께 먹기 위해 방금 내린 커피를 가지고 앉아 무엇을 작업할까 생각해 본다. 어떤 것을 써 내려가면 좋을까? 무언가 영감이 될법한 것이 주변에 있는지 여인은 이리저리 고개를 둘러본다.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노트북, 그 옆에는 먹다 남은 빈 물통과 커피 그리고 반쯤 먹다 남긴 비스킷이 있었으며 언제 받아온지도 모르는 복약봉투가 여인우측 편에 뉘어져 있었다.
여인은 얼마 전 사랑니를 발치하였다. 그렇게 매일 아프게 한 것도 아닌 간혹 한 번씩 속을 썩이게 만든 이 녀석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다. 이 아픔을 충분히 관리만 잘한다면 괜찮을 줄 알았던 건 여인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여인이 치과에 방문할 당시, 얼마나 내적갈등이 심했을까.
"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나요?"
"사랑니 발치하려고요."
"네 ~ 성함이?"
.
.
"자 봅시다."
여인이 정신 차렸을 땐 어느덧 의자에 누워, 의사 선생님께서 여인의 입안에서 고통을 주고 있는 사랑니를 찾고 계셨다.
"잘 오셨네요."
이 녀석 오랫동안 괴롭혔던 사랑니라 그런가, 쉽게 빠질 생각이 없다. 여인의 신체 일부에서 떨어져 나가는 그 순간까지 고통을 주고 갔다. 여인은 이럴 것을 알고서 간 것일까.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
자신을 고생시키던 사랑니를 보내줄 땐 마음을 굳게 먹고 가야 된다는 것을.
"아, 그때 받아온.."
여인은 생각해낸 것이다. 그 복약봉투는 더 이상 사랑니의 통증이 진행되지 않기 위해 받아온 진통제인 것을
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이 나아진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여인은 생각했다.
'내 인생의 아픈 부분을 진통제를 먹어 가라앉혀주었으면 좋겠다.'라고
갑자기 통증에 대해 인식해서 그런 걸까 여인은 왼쪽 뺨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입안에 혀를 이리저리 움직여본다.
'아,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있었구나'
여인은 생각난 김에 그 복약봉투에 든 진통제를 꺼내 입안에 털어 넣고, 투명페트병에 든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들이켜 마신다. 대체 통증은 언제 가라앉을 것인가. 생각난 김에 다시 치과에 방문해보아야 하는 것일까?
사랑니라는 골칫거리가 사라진 잇몸의 큰 구멍을 메꾸기 위해 여인의 신체들은 열심히 움직이고 있을 터인데,
오랫동안 아픔을 준 것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고 한들 통증도 바로 없어질 리가 없다.
조금씩 시간이라는 약을 통해 이 구멍도 그리고 통증도 없어지게 해 주리라 믿으며 여인은 타자를 하나 둘 쳐 내려가본다.
얼마전 4개의 사랑니 중 마지막 사랑니를 발치하고 왔습니다.
정말 끔직한 고통이었습니다. 마지막 사랑니, 유독 왜이리 아팠던것일까요?
그 발치를 위해 45분의 고통을 건뎌내고, 마취도 제대로 효과를 받지 못해, 4번 정도의 마취를 더 진행하여서 그런걸까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듯 합니다.
한편으론 이렇게 떠나보내고 나니 왜이리 홀가분한 것일까요.
무언가 나를 족쇄인 것을 해방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나를 괴롭힌 것.
그것이 사라진다 한들 오랜 시간 나에게 고통을 준 것.
아직까지 통증이 남아 있네요. 얼른 진통제 하나 다시 복용하고 하루를 시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