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불안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나는 오래도록 갇혀 있었다.
그 알 속은 온기와 고요로 나를 감쌌지만,
그건 안락함이 아니라
나를 가두는 껍질이었다.
깨부수고 나올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문득, 또 다른 세상은 어떨까 하는
작은 상상이 스쳤다.
그곳은 조금 더 따뜻해 보였다.
나는 그곳으로 태어나고 싶었다.
그러다 갑작스레 찾아온 ‘톡—’ 하는 충격.
그 균열 틈새로 공기가 스며들었다.
차갑지만, 묘하게 따뜻한 숨결이었다.
나는 두려움보다 숨을 택했다.
툭— 껍질이 부서졌다.
빛과 공기가 한꺼번에 나를 덮쳤다.
눈이 부셨고, 심장이 뛰었다.
새롭게 태어난 세계는 다시 나를 감싸고,
나는 또다시 태어난 듯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곳도 언젠가 또 다른 껍질이 될 것이라는 걸.
그러니 다음 균열이 찾아올 때,
나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부수기를 멈추지 않는다.
새는 알 속에서 싸운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부숴야 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한 구절이다.
이 글을 보며, 또 하나의 나만의 글을 만들었다.
내가 원하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현재의 현실을 깨부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