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생의 피날레

서사의 마지막 부분

by 슬기롭군

당신의 인생이 오늘 끝난다면, 그것은 완성된 ‘피날레’일까, 아니면 아직 연주되지 못한 미완의 악장일까.

피날레는 악곡의 마지막 악장을 뜻한다. 음악에서뿐 아니라, 어떤 일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거나 대미를 장식할 때도 쓰인다. 그래서 ‘인생의 피날레’라는 말을 꺼내면, 누군가는 노년을 맞은 사람을, 또 누군가는 짧지만 강렬했던 무대를 뒤로한 운동선수나 특수한 직업군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니다.

각자만의 피날레를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하는 것이다.


최종 악장을 연주하기 위해선, 그 전까지 수많은 악보를 마주해야 한다. 어떤 악장은 지루하고, 어떤 악장은 도전적이며, 때로는 숨이 찰 만큼 버겁다. 인생도 그렇다. 화려한 마지막을 꿈꾼다면, 그 전까지의 긴 연습과 견뎌냄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그 과정들을 통과하며, 마지막 악장에서 비로소 자기만의 색과 이야기를 드러낸다.

그리고 피날레에도 하이라이트가 있다. 누군가는 그 순간이 더 길기를, 누군가는 더 강렬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인생의 피날레’를 논하는 일 자체가 오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나 자신의 서사를 한 줄씩 그려나가는 기분이다.


언젠가 내 인생의 마지막 악장이 울릴 때, 그 소리가 잦아들고 침묵이 찾아와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나의 멜로디가 오래도록 흘러가기를 바라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호적인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