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어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by 이깐따

5년 전 이맘때쯤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듣는데 의사 선생님의 말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느꼈던 그쯔음

'항암치료를 받아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말도 안 되게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가방을 떨어트렸던

그 방의 공기를, 엄마의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음을 느꼈던 그 순간을 나는 기억한다.


엄마와 나는 그날만 울기로 했다.


다시 병원에 가기 전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무서웠나, 두려웠을 거야. 어리둥절했었고 내가 무슨 태도로 일관해야 하는지

무슨 마음가짐을 가져야 내가 덜 힘들까 우리 가족을 덜 힘들게 할까..

내 마음은 바빴던 거 같다. 우연히도 몇 달 전 읽었던 죽음에 당당히 맞섰던 그 책의 저자처럼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죽음의 문턱에 가까이 서 있어 봤다고 삶에 대해 초연해지는 거 아니더라.

삶에 대해 큰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큰 마음을 품고 사람들을 품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항암과 투병이 끝난 뒤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아직 내 미래가 불안하고 사소한 일에 걱정하며

내 삶이 정체되어 있는 것만 같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고 일부러 불성실하게 살아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불안해하는

나는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다.


그렇다고 실망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렇게 씁쓸하게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까

이전 04화사랑하는 나의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