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로 일을 잘 하는 홍보담당이 되고 싶었어요
스타트업에서 홍보일을 처음 경험하게 되는 홍보 담당자 여러분들을 종종 뵙고 있어요. D.Camp Office Hour 시간에 찾아 주시기도 하고, 대표님들이 홍보 담당자들과 함께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 종종 기자분들이 소개를 해 주시기도 하고, 다른 홍보 담당이 또 다른 홍보 담당들과 함께 만나자고 저를 불러주시기도 하고요.
일단 좋은 분들을 계속 뵙게 되어서 너무 즐겁고요. 저를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만나면 제일 많이 궁금해 하시는 사항 중 1번과 2번은 ..
1번) 어쩌다 홍보일을 하게 되었나요?
2번) 처음에 어떤 공부를 하면서 일을 배웠나요? .
1번)은 1998년 어느날 당시 대표님께서 사이버 HOT 를 다 만들었는데, 우리 회사도 언론 홍보라는 걸 해봐야 할 것 같다. 네가 성격도 고만고만한 것 같고 PC 통신 같은 것도 열심히 하면서 사람들도 잘 만나고 다니고, 서비스 매뉴얼 만들 때 보니까 글도 좀 써 본 것 같고 한데 해 보지 않겠니? 라고 하셔서 "네, 해볼게요"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걍 뭐 생각할 일이 생기면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별 생각없이 마음 가는대로 가버리는 건 똑같기 때문에! 진짜 대책 없이 일단 하겠다고 덤벼 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진짜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일단 기자분들과 연락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 지 너무 막막했고요. 기사를 내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뭘 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고요. 솔직히 저는 그 때 까지 신문 한 장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일, 신문을 읽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그 때만해도 지금보다는 신문의 종류가 훨씬 적었습니다. 10대 일간지 위주로 신문을 읽기 시작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신문은 이렇게 읽으면서 어떻게 시각을 파악하고 흐름을 읽어야 하는지 설명해 주셨던 게 이 때서야 다시 생각이 나면서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매주 도서관에 갔어요.
진심 고백하건대 저는 대학교에 다닐 때 진짜 리포트 때문에 책을 빌려야 하는 때 외에는 학교 도서관에 가 본 적도 없는 안티-도서관유저입니다. ㅋㅋㅋ 그런데 신문을 정말 자세하게 많이 오랜 기간 것들을 묶어서 살펴 보자니 도서관에 가는게 제일 나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매주 서초동 국립도서관에 들러서 읽어야 하는 신문을 6개월 정도치 씩 찾아서 한꺼번에 살펴 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연락해야 할 것 같은 기자분들이 쓰신 기사들을 복사해 가지고 돌아와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삼. 홍보, PR 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죄다 읽기 시작했어요.
고딩 때 까지는 피아노를 쳤고, 대학교는 사학과를 다녔고요. 사회 생활 첫 직장은 음반 기획사였던 저에게 홍보, PR 이라는 단어는 음~ 음~ 뭐라고 비유를 해야할지 .. 암튼 음~ 음~ 그런 키워드였던 것 같아요. 정말 공부를 해도 어디서부터 해야할 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교보문고에 나가서 홍보~~, PR~~ 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들은 보이는 족족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때 읽은 책들이 진짜로 모두 다 도움이 되었다, 완전 기억에 남는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별로 재미 없었고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뭔가 노력은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살짝은 편안해 지고 즐거워졌던 것 같아요.
워낙 기본이 없었던 터라 오히려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되었던 책은 진짜 진짜 실무적인 내용을 원투쓰리 상세히 기록해 놓았던 책인 Public Relations kit for Dummies! Dummies 시리즈였던 것 같아요. 이 책이 찾아 보니까 작년에 3rd Edition이 나왔던데 저는 1st Edition 과 2nd Edition 의 도움을 모두 받았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2nd Edition 에서는 그런 부분이 추가되었던 걸로 기억. ㅎㅎ
사. 시사경제 주간지들을 정말로 죄다 사서 읽기 시작했어요.
앗! 사진과는 관련없고요. ㅎㅎ 시사경제 주간지들이 매우 많아요. 신문을 읽기 시작하고 좀 있다가 부터는 지하철 매대에서 파는 시사경제 주간지들을 빠짐없이 사서 읽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신문 기사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고 넓게 취재해서 다각도로 쓰는 기사들이 많기 때문에, 기획력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실제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계획을 세울 때 주제를 뽑고 그것과 관련해 만들어야 할 자료들을 생각하고 생각을 넓혀 나가는 데에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 거의 매일 기사 2개 씩을 베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제 상사셨던 신팀장님이 전 직장인 한 대기업 홍보팀에게서 받아서 건네 주셨던 보도자료 샘플을 보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보도자료를 쓰려고 보니 생각보다도 너무 어렵더라고요. 무엇보다 제일 힘들었던 점은 마치 신문 기사와 같은 문장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인가 부터 매일 매일 기사 2개 씩을 베껴 써 보자고 마음 먹었어요. 일반적인 기사 1편과 컬럼 1편을 골라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후 한 3년 간 거의 매일 베껴 썼습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읽었어요. 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기 보다는 이것 역시 마음이 편안해 지는 효과를 봤던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나서 생각했을 때 가장 효과를 많이 본 연습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회사를 다닌 기간이 늘어나도 여전히 "나는 아직 초보 같아", "할 때 마다 떨려", 그리고 "배울게 너무 많아" 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말이 아니라 실제로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고요. 제가 일하고 있는 IT 분야의 발전 속도는 '그 땐 그랬어. 그래서 이런걸 참고해봐' 라고 이야기하는게 오히려 이상한 일인 것 같고요.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홍보 담당의 활동들도 따라서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일 잘 하는 홍보 담당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열심히 고민해 보고 또 brunch 해 보겠습니다. - <꼬날이 간다> 10번째 brunch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