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을 결심

by 꽃받이

아기를 낳고 정확히 484일 만에 글을 끼적여본다.

그 동안의 여정을 생각해보자면 마치 필름 현상소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한 컷, 한 컷의 사진들이 서로가 뒤엉켜 순서조차 알 수 없을 혼란의 카오스 같은 나날들이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지 한 달이 지나고서야, 아니 내가 잘수있는 만큼의 모든 잠을 끌어쓰고서야 지금의 이 소중한 시간을 침대에 허락하지 않겠다는 더 이상 " 잠들지 않을 결심 " 을 하고선 집 근처 스타벅스로 백팩과 헤드셋을 챙겨 무작정 나와버렸다.

먹고 싶었던 스프와 빵 그리고 커피를 주문하고 햇빛이 가장 많이 드는 창가로 무작정 자리를 잡고 아이가 하원을 할때까지 무심코 글을 써보자고 마음을 먹은것이다. 오늘따라 커피는 왜이렇게나 꼬수운지, 스프에 찍어먹는 빵은 요즘 소위 말하는 '극락'에 온 것 만 같은 기분을 내어준다.

모든게 완벽한것 같은 지금 이 시간 글을 쓰려고 하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어떤말로 시작해야 할까? 근 이년간 독서와 글쓰기와는 담 을 쌓고 산 내가 다시 제대로 글을 쓸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서지만 용기내어 마련해본 지금 이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기위해 다시 한번 에너지를 끌어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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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어느 날 저장되어 있는 글을 2년이 지난 오늘 발견하고 업로드해보는 정신없는 워킹맘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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