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기억으로
누구에게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 있다.
현수에게도 당연히 있다.
그 집... 마당... 그리고 그들의 해맑던 웃음 소리...
그가 이 오피스텔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창 밖 풍경이 그 집과 닮아 있기 때문이었다.
"뭘 그렇게 보는 건데?"
김비서는 말이 비서지, 동생처럼 지내는 사이다.
"이왕이면 고층으로 가지, 7층은.... 이 오피스텔 야경이 얼마나 좋은데.."
그는 커피를 건네주며 투털거린다.
"임마, 나중에 니 꺼 살 때 그렇게 하셔?"
"뭐야??? 재수 없을라고 그래?"
김비서의 말에 그는 힐낏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컨셉이다, 크크..."
"근데 어젯밤에도 악몽 꿨어?"
".... 가자."
현수는 김비서의 말에 대꾸하지 않은 채 돌아섰다.
고급 차들이 줄을 지어 들어 오고 있는 s그룹 본사,
그 고급차들 중 한 대에서 김비서가 내려 문을 열어주면 현수가 내린다.
오피스텔에서의 둘 모습과 사뭇 다른 것이 그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살짝 돈다.
s그룹은 창립기념일을 기점으로 그룹 전체를 재정비하는 대회의를 진행한다.
현수가 이 회의에 참석한 지 이번이 세번째이다.
회장석을 중심으로 직책 순으로 자리가 배정 되어 있다.
그는 회장석에서 제일 멀리 앉아 이사들과 형들의 눈치를 봤던 첫 해를 기억한다.
그 다음, 그리고 세번째인 이번은 중간 쯤으로 자리가 배치되어 있었다.
그는 앞에 써있는 자신의 네임택을 확인하고 자리에 앉는다.
s호텔앤리조트 사업본부 본부장 강현수, 그게 그의 직함이다.
S호텔앤리조트 사업본부 본부장....
현수는 자기 자신에게 꾸준히 암시를 걸었다.
'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기억으로 살자'
나쁜 기억!! 끝없이 악몽으로 이끄는 그 날의 기억!!!
"강현수 본부장의 프로젝트가 대 성공을 했습니다. 발코니를 조금 확장해서 미니 정원을 둔 것이 재방문률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마케팅 부에서 보고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수는 잠시 자신이 이름이 거론되어 생각에서 빠져 나왔지만, 다시 생각으로 빠져들었다.
아니, 그는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처럼 회의 시간에 집중하기를 거부한다.
보는 눈들을 생각해서 적당히 티 안나게... 딴 생각을 한다.
"리조트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강현수 본부장에게 엔터 쪽 일을 병행해 맡겨 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하지만 현수는 그 집 마당에 가 있었다.
하하호호 떠나가게 웃는 사람들... 그 사람들 중에 현수 자신도 있다는 것이 너무도 뿌듯하다.
"그건 말도 안됩니다!"
"왜 말이 안된다는 거죠? 엔터는 지금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리조트를 안정화 시킨 것처럼 강본부장이 잘 할 수 있...."
"무슨 개 같은 소릴 하는 거냐구???"
현수는 순간, 큰 소리에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상황 파악이 된 건 박상무의 발언 덕이었다.
"강현수 본부장은 이제 막 그룹에 들어왔고, 많은 경험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리조트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경험도 있고, 젊은 감각으로 엔터 쪽 일도 시켜 보는 게...."
"누굴 똥멍청이로 아나? 내가 싼 똥 저 자식한테 치우라고 하고 난 개 취급하고 저 자식, 영웅 만들려는 수작 아니냐구???"
역시 강태수였다. 그는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서 박상무를 잡아먹을 기세로 고함을 질렀다.
현수는 이럴 때, 그냥 입을 다무는 편을 선택한다. 늘...
"너는 나를 똥 멍청이로 아냐?"
저음으로 느긋하게 입을 뗀 S그룹 회장이자, 태수와 현수의 조부인 강민석은 태수를 바라본다.
태수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잠잠해지자, 강회장은 다시 입을 뗐다.
"강태수 엔터 본부장이 자기 입으로 자기가 똥을 쌌다고 밝힌 이상, 징계를 안할래야 안할 수 없고, 누구라도 그 똥 치워야 하니까... 박상무!!!"
"네.. 회장님.."
"니 맘대로 해!"
"네.. 회장님.."
몇몇은 웃지 않으려고 하지만, 웃음이 새어 나왔고,
강태수를 둘러싸고 앉아 있는 몇몇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고,
강태수는 미쳐 날뛰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리고, 강현수, 그는...... 골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해산!"
강회장은 이 말을 하고 일어나 나가자, 그 뒤를 따라 회의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나갔다.
"축하합니다!" 김비서가 현수에게만 들리도록 말을 했다.
"귀찮다, 가자"
귀찮다는 현수의 말은 진심이었다.
#. 저 스스로와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싶어 급하게 올리다보니 순서가 어긋나, (라이킷 해주신 분들의 마음이 아쉬워 고민했었는데) 전에 올린 1부를 삭제하고 다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