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은 언제쯤 가능하게 해 줄거니?
여고 시절 순진한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본다. 나의 로망이 실현되기를..
아침 10시면 나는 늘 배 과장님과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오늘은 로망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들이 뭐 필요한 거 없냐고 그랬더니, 글쎄 그이가 아무것도 필요 없다. 몽블랑 만년필밖에 하더라니까?"
"크크, 정말요?? 그거 비싸잖아요?"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왜.. 몽블랑 만년필이죠?"
배 과장님은 한번 씨익 웃으시더니 입을 열었다.
"몽블랑 만년필이 그이 로망이거든. 오래전부터."
"로망이요?"
"왜 있잖아. 오랫동안 꿈꿔온 뭐 그런 거."
로망!
나의 로망은 프라하 여행이었다.
여고 시절, 어디에선가 본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나라, 프라하를 본 후 나는 줄곧 그곳에 가고 싶었다.
카를교 위 한가로운 거리 상인들과 그들 뒤로 보이는 노을, 어둠이 내린 프라하의 야경...
그 모든 것이 나의 로망 속의 한 장면이었다.
한 6년 전쯤, 드디어 나는 여고시절부터 단짝인 친구와 프라하 여행을, 즉 나의 로망을 이루었었다.
해외여행이 흔한 시절이었지만, 나에게는 첫 여행이었다. 그것조차도 나에겐 설렘 가득이었지만, 무엇보다 오랜 로망의 장소에 서 있다는 것이 더욱 설렜던 여행이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다음 여행지로 이탈리아를 생각했었고, 금방 다시 이탈리아행 비행기를 탈 거라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거리를 거니는 것이 새로운 나의 로망이 되어 버렸다.
코로나 19! 나의 로망은 언제쯤 가능하게 해 줄거니?
점점 무섭게 늘어만 가는 확진자에 기약할 순 없지만, 여고 시절 순진한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본다.
나의 로망이 실현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