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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야 Mar 10. 2021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등불 하나는 되어 주길 바라본다.

주말에 우연히 아주 오래전 종영된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지금 젊은 새대가 보면 유치하고 고리타분한 내용에다 화려하지도 않고, 보잘것도 없는 드라마임은 분명하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아니면 화려한 궁전을 연상케 하는 배경이 되는 지금의 드라마에 비하면 말이다.

하지만 그 드라마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시공간을 넘나들고, 화려한 궁전을 연상케 하는 그 어떤 드라마가 전달코자 하는 메시지보다도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현경 작가의 이승기 한효주 주연 드라마 [찬란한 유산]은 식품회사를 운영하는 할머니가 자신의 유산을 당연히 자신들의 몫인 줄 아는 철 모르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 나가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그린 드라마로 당연 방영 당시에도 빈틈없는 시나리오에 더불어 남녀 주인공의 인지도와 시청률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나도 풋풋한 사랑을 하던 나이였을 때인지라 이승기와 한효주의 러브라인에 포커스를 맞춰 챙겨보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른 것들이 보였다. 이성보다는 사람이 보이고, 사랑보다는 가족이 보이고 신념이 보였다. 그토록 할머니가 손자에게 전하고자 했던 공생이 보였다.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고, 길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살피고, 측은지심을 느끼고, 그들과 내가 같이 잘 살아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 그 마음이 보이면서 드라마가 남녀 간의 사랑 말고 크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코로나 19가 턱없이 길어지고 너도 나도 다 힘든, 그래서 주변을 살필 여유도 우리에겐 없다.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공생이라는 것이 심적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드라마처럼 희망을 말하고 싶다. 희망을 품고 싶다.

너와 내가 하나 되어 서로 도우며 함께 잘 살아 봤으면 한다.

희망은 어둠을 뿌리칠 수는 없지만 등불 하나 켤 수는 있는 것이라고 한다. 

희망을 서로의 가슴에 품고 길기만 했던 코로나의 어둠을 뿌리칠 수는 없겠지만 답답하지 않게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등불 하나는 되어 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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