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텅뭉텅 잘라 내놓은 토막글

읽고 싶게 만드는 긴 글도, 꾸준함도, 사람도 너무 어려운 사람의

by 김민중

사람은 가장 혐오하는 것을 닮아간다. 혐오를 이유로 숱하게 떠올리며, 분노를 이유로 거칠게 되새기기 때문에 그렇다. 이러한 말을 감명 깊게 들었던 20대의 나에게 코웃음을 치고 싶을 만큼, 나 또한 혐오하는 것을 닮아가는 사람이 됐다.



오래 알고 지낸, 연인 사이인 후배와 선배 앞에서 '착하다'는 말의 덧없음을 표현하겠다는 포장으로 시작해, '착하다'는 말을 향한 나의 주관이 가득 섞인 분노를 끼워 팔았다. '착하다'라는 말에 무게감은 얼마나 될까?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말들 중 가벼운 무게라고 생각한다(거짓말과 같거나 그보다 가벼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미시적이고 주관적이고 근거가 부족한 말이다.



대부분의 칭찬은 타칭으로 완성된다. 앞서, 내 부정적인 감정이 튄 '착하다'는 말부터 '크리스천', '성실함' 등등 칭찬과 호칭, 칭호, 설명들이 자칭으로 됐을 때, 소중하고 담백하게 다뤄져야 할 예쁜 말들에 악취와 오물이 묻는 것만 같다. 자존감과 자신감, 그리고 용기를 위해 자칭으로 사용하는 말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겠으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넘나드는 요즘, 우리는 얼마나 볼썽사나운 칭찬과 호칭들을 스스로의 가슴에 오래된 배지처럼 박아대고 있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떠올린, 이어지지 않는, 적어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