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통증의 대기실

by 아직 때때로


사람들은
번호표를 뽑는다.
아픈 순서가 아니라
도착한 순서로
이 점에서
고통은 민주적이다

불안해서
초조해서
우울해서
죽고 싶어서
혹은 말하고 싶어서
사유는 다양하지만
의자는 늘 같은 모양이다

마음은
엑스레이에 없다
눌러도
아픈 곳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래서 질문이 생긴다
언제부터였는지
잠은 잘 자는지

오래된 잡지는
최신의 불행을
다루지 않는다
서로를 보지 않는 것은
예의라기보다
각자의 마음이
이미 충분히 말이 많아서

문이 열리고
이름이 불린다.
아직은
이름이 사람을 대표한다
들어가면
문장보다 먼저
숨이 빠져나온다

마음은
점수로 정리된다
빈도 강도 횟수
그러나
끝내 기록되지 않는
통증도 있다
말이 되면
사라질까 봐
조용히 남아 있는 것들

마음은
선하지 않다
질투하고
화내고
자기 자신을
못 견딘다
그것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통증의 형태다

약은 봉투에 담기고
약속은
다음으로 미뤄진다
완쾌가 아니라
이 상태로
살아도 된다는 쪽으로

밖으로 나오면
거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신호는 바뀌고
차는 지나간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여기 있다
보이지 않는 통증과 함께
오늘을 통과한다
치유되지 않았지만
사라지지도 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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