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야

by 아직 때때로



그 말들은
대개 설명처럼 시작되었다
우연히 그렇다는 듯
차분한 표정으로

세계는 관리되고 있고
방향은 옳으며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는 말들
대부분 무난했고
대부분 이해 가능했다

지도는 완성본만을 보여준다
지워진 초안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말해지지 않는다

문명은 앞으로 간다
뒤에서 무너지는 것들은
숫자에 들지 않는다
길모퉁이에서 사라진 삶은
집계표의 여백에 남는다
혹은 남지 않는다

성장은 기록된다
손실은
사정이 된다
보이지 않는 고통은
값을 매길 수 없다는 이유로
값이 없다

시스템은 중립을 말하고
규칙은 모두에게 같다고 말한다
그 말들은
정확히 틀리지도
완전히 맞지도 않다
출발선은 여러 겹이고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유효하다

안정이라는 말 아래
불안은
잠시 머문다
질서는 유지되고
삶은
조정 중이다
조정은 주로 아래에서 시작되며
그 사실 역시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

위기는 사건이 아니라
상태가 되었고
사람들은 익숙해진다
질문은
지나치게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다음으로 미뤄진다
다음은 대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에는
설명도 항의도 없다
다만
한 문장이 남아 있다
많은 말이 지나간 뒤에
조심스럽게 남은 문장

이 세계가
자기 설명에
충분히 능숙해졌을 때
능숙함은 반복되고
반복은
사실을 대신한다

그리고 지금
이 문장은
감정이 아니라
확인에 가깝다
틀렸다고 말하기엔
너무 자주 맞아떨어진다

"거짓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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