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남은 자

by 아직 때때로



더 이상 급한 일이 없다. 버스는 오기도 하고 오지 않기도 하지만, 그 일로 묻는 사람은 없다. 오지 않은 버스는 사정이 아니라 풍경이 되었고, 기다림은 습관이 아니라 상태가 되었다. 이름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부르는 소리는 줄었다. 공간은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해진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조용해지는 중에 있다.

학교는 닫혔고 운동장에는 바람만 남았다.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고, 급함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남은 사람들은 남기로 한 것이 아니다. 떠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설명이 필요 없는 얼굴로 하루를 건넌다.

해는 제때 지고 하루는 그 자체로 충분하다. 내일은 새로운 날이라기보다 다시 오늘에 가까워진다. 길은 이어져 있지만 발자국은 더 늘지 않는다. 기억은 쌓이지 않고 머문다. 많아지지 않은 채로, 사라지지도 않는다.

이곳에서는 미래를 묻지 않는다. 미래는 늘 다른 장소의 이름으로 불려왔기 때문이다. 대신 하루가 지나가는지를 확인한다. 불을 켜고 끄고, 필요한 만큼만 남긴다. 그렇게 하루가 통과한다.

남은 자란 사라지지 않은 쪽의 이름이다. 특별한 이유도, 특별한 역할도 없다. 오늘도 아무 일 없이 공간은 그대로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기에서는 가장 분명한 사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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