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가까워도
손에 닿지 않는다
빛나는 창 사이
나는 흐릿한 존재
움직일수록
그림자는 길어지고
바람 속으로 스며든다
누군가의 화면이 스쳐도
나는 스스로를 통과시킨다
말은 남지 않고
감각만 남는다
손끝에 남은 온기
벽 틈 사이로 스며드는 빛
멀리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모두 내 세계를 스쳐 지나가지만
나는 그 사이를 걸으며
조용히 존재한다
혼자인 것은
숨을 쉬면서
내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
어떤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고
어떤 시선에도 머물지 않는다
연결은 가능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숨긴다
보이지만
닿지 않고
있지만
아무에게도 도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