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응아와 인류애 1

어서옵쇼 빌라

by 꾸주




처음엔 따끈하고 말랑해 보였던, 그러나 몇 주 뒤 바싹 말라 나뒹굴던 밀린 관리비는 어느 날 누군가 말끔히 내주었다.


사실 그렇다. 그 관리비의 정체는 고양이 응아이다. 이 빌라는 내가 세 번째의 자취를 하며 만나게 된 건물 관리비가 없는 집이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에 센서등도 들어오지 않고 계단 청소비 같은 것들도 없다.

현관은 언제든지 누구든지 드나들어도 환영! ‘어서옵쇼 빌라’이다. 그래서 이렇게 날이 추워지는 요즘 같은 날씨에 어서옵쇼 빌라는 고양이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는 듯하다.


센서등이라곤 없는 이 빌라를 호다닥 오르며 지뢰가 눈에 보이면 피해야지 하면서, 올라가던 어느 퇴근길. 4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멈춤 없이 너무나 수월히 올라졌고 혹시나, 내가 그것을 밟은 게 아닌가 하면서 다시 3층으로 내려가봤더니 그것이 없었다. 아니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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