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편지로 하는 학급경영

Episode 3 선생님과 부모님이 만난다면 걱정? 기대?

by 꾹쌤

"엄마 오늘 학교 오는거지?"

"수업만 보고 집에 가는건가?"

"선생님이 부모님쪽으로 고개돌리지 말라고 했으니까 엄마도 수업만 보고 집에 가는거지?"

"담임선생님 바쁘셔서 상담은 없을걸...?"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이 마주치지 않기를 애타게 바라는 질문들.

학교생활을 모범적으로 성실하게 해왔다면 하지 않아도 될 걱정들.


그렇다. 학부모 총회, 학부모 공개수업을 앞두고 필자가 했던 질문들이다.


생각해보면 지난 날의 '나' 정도 난이도의 학생이 둘만 학급에 있어도

교직에 몸을 담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할 것 같다.


점심시간 끝나는 종소리를 듣고 나서야 교실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시험 보면 반에서 1~2등을 놓치지 않지만 수업시간에는 떠들기 바쁘고,

눈치는 빨라서 눈에 띄게 혼날 행동은 하지 않지만 괜히 얄밉고,

엄석대는 아니지만 한병태보다 영리하기보다는 영악한 느낌에

지능적으로 마음에 안드는 친구 힘들게 만드는 대충 그런 학생.


그런 학생에게 부모님이 학교에 오시는 날은

하루 종일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체기가 하루 종일 컨디션을 지배하는 날이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선명하게 남아있는 그 날의 감정들.


그런 학생이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부드럽고 은근한 협박을 해본다.

"학부모 총회는 부모님이 선생님 만나시는 날인데~ 알고 있으려나?"

"OO아, 부모님 오시는데 생활을... 괜찮겠어?ㅎㅎ"


실제로는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고 학생들 칭찬으로 시간을 채울거면서

괜히 학생들 앞에서는 짐짓 세상 권력 다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되어본다.


학생들에게 불안을 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부모님이 담임선생님을 만나는 날이 어땠는지,

그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기대하고 걱정했는지 선명하게 남겨주고 싶어 생각을 적어보고

사진으로 기억을 남겨본다.

11.jpg

편지를 쓰며 지난 날의 쫄깃했던 기억이 살아나고, 학생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10.JPG

장난기로는 과거 필자의 발톱의 때만큼도 따라오지 못하는 우등생(?) 집단에서도

걱정은 걱정을 낳고, 하지 않은 잘못도 되짚어 있는 것처럼 반성하다니...


부모님과 선생님이 만나는 날에 기대감보다는 걱정하는 마음이 큰 학생들.

전전긍긍[戰戰兢兢] 몹시 두려워서 벌벌 떨며 조심함.


괜찮아요. 선생님은 여러분 자랑하고 칭찬할 생각에 벌써 신이 나니까요.


오늘도 이렇게 편지쓰기를 통해 하는 학급경영이 힘을 얻어가고 있어요.


다음 이야기 미리보기

Episode 4 도움과 참견의 사이 그 어딘가

"답답하니까 도와준다고!"

"참견 좀 하지마! 알아서 한다고!"

상부상조[相扶相助] 서로서로 도와가며 살아간다.

작가의 이전글칠판편지로 하는 학급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