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요르단 성지순례 가기 전 준비사항
2020년 1월, 성지순례를 떠나기로 했다. 기독교에서 성지(聖地)는 성경 속 실제 배경인 이스라엘, 요르단, 튀르키예 지역이다. 성경 말씀을 듣거나 보면, 자연스럽게 지리와 문화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나는 교회 청년부에서 성경공부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고, 지도를 보면서 성경을 읽으면 훨씬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묵상이 가능한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찾아보거나 관련 서적을 읽곤 했다. 성경 속 지리에 대해 내가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은 두란노 서원의 '그리는 성경'이고, 방송프로그램은 CBS의 '성서 700'이다. 이처럼 다양한 매체로 성서 속 지리에 접근할 수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이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직접 가보는 것이다.
지금 당장 가보지 못할지라도, 사전에 책과 방송으로 배경지식을 쌓아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유럽여행이나, 성지순례의 경우는 배경지식이 풍부할수록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더욱 깊어지고 알차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지순례는 현장에서 설명을 굉장히 많이 듣게 되는 데, 똑같이 해설을 들어도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거리도 멀고, 최소 일정도 약 2주로, 일반사람들의 경우, 일생에 한두 번 갈 수 있을 만한 스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 전 만반의 준비는 필수이다. 물론, 잘 모르는 상태로 가더라도 실제 성경 속 지역을 가고 설명을 듣는 다면 문자만의 성경을 읽는 것보다는 훨씬 흥미 있고, 이해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가는 의미가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준비는 체력!! 성지순례를 하는 동안, 매일 하루에 2만 보는 걷기 때문에 미리 체력을 길러야 한다.
나는 교회 청년부에서 재정의 일부분에 대해 어른들의 지원을 받아서 성지순례의 기회를 얻었다. 청년들끼리는 처음 가는 성지순례팀이었고, 그만큼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가 있었다. 20명 정도의 청년들이 참여했고, 함께 인솔자로 가시는 목사님은 세 분이었다. 청년 리더를 선정하고, 출발 전에 팀을 꾸려서 이스라엘 현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하시는 목사님의 강의를 듣고 교육을 받으며, 팀별 사전 조사와 피피티 발표까지 진행했다. 모든 것이 체계적이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심해지면서, 미국의 군사 개입으로까지 연결되기 직전의 사태가 발생했다. 안전을 위해 성지순례를 취소하는 것이 맞는지 견해가 나뉘었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위험을 눈앞에 두고 기어이 떠나겠다는 손녀를 걱정하며 교회에 전화를 하시기도 했다.
다행히도,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어서 우리는 무사히 한국을 떠날 수 있었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일정이 2주만 늦춰졌어도, 우리는 이스라엘 땅을 밟을 수 없을 것이다. 성지순례를 하는 도중, 중국 우한으로부터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당시는 아무도 코로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보다 1주일 늦게 출발한 팀은 이스라엘 정부의 출입 거부로 인해 이스라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행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도 벌어졌다.
이렇게 성지순례를 준비하면서, 내가 아무리 준비되고, 가고 싶더라도 하나님께서 그 길을 허락하셔야지 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마침 나도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겨울방학이어서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그동안 모은 돈을 내고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마음이 맞는 선후배들과 떠나는 길이어서 더 든든하고 즐거웠다. 벌써 5년이 넘었지만, 그때 다녀온 여정을 브런치에 기록함으로써 정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시니라
In his heart a man plan his course,
but the LORD determines his steps
잠언 16장 9절